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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없는 '1박2일', 존립 근거까지 흔들릴 수도..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1-08-10 19:28


강호동. 스포츠조선DB

강호동이 빠진 KBS2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이 과연 유지될 수 있을까?

강호동이 4년간 이끌어온 '1박2일'에서 하차한다는 소식에 프로그램 자체도 폐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여러 멤버가 드나드는 동안에도 강호동이 맏형으로서 중심을 잡아왔기 때문에 '1박2일'은 고유의 색깔을 잃지 않고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강호동이 여러 방송사에서 간판 프로그램을 맡고 있음에도 '강호동=1박2일'이라는 등식이 가장 강력하게 통용돼 왔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 등식을 바꾸어 말하면 '1박2일=강호동'이기도 하다. 때문에 강호동이 '1박2일'에서 빠진다는 것은 곧 '1박2일'의 존립에도 위기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공이 많은 배는 산으로 가지만, 선장이 빠진 배는 바다 한가운데서 조난될 수밖에 없다. 강호동의 빈자리에 누군가 온다고 해도 그만큼의 존재감을 대신할 수 없으며, 또한 그 부담되는 자리에 올 마땅한 선장을 찾는 일도 결코 쉽진 않아 보인다.

또한 강호동의 하차가 확정되면 멤버들의 이탈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멤버들 사이에 구심점이었던 강호동이 없으면 멤버들 또한 '1박2일'에 출연할 명분과 근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몇 멤버들은 강호동의 하차 소식을 접하고 엄청난 충격에 빠진 채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방송가에서는 강호동의 종편행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실제로 강호동이 지금에 위치에 오를 때까지 함께했던 여러 PD들이 종편에 자리를 잡고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호동으로서는 출연료 문제를 떠나 그들에 대한 의리를 저버리기 어렵다. '스타킹' '무릎팍도사' '강심장'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 '1박2일'을 정리하지 않고는 다른 프로그램을 추가로 진행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강호동의 하차는 '1박2일'의 폐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게 중론이다. 수많은 네티즌들이 패닉에 가까운 충격을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 한 차례 뜨거운 논란을 빚었던 이승기의 하차 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강호동은 제작진에게 8월 말까지만 촬영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제작진은 물론 예능국장까지 나서서 강호동의 잔류를 위해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결국 '1박2일'의 존폐는 강호동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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