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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과 코미디가 꼭 필요했어요."
한국전쟁 막바지의 대량 살상을 그린 '고지전'에 숨통을 불어넣어주는 것은 '훈남' 배우들과 꽤 많이 터지는 웃음이다. '의형제'에서 강동원이 했던 역할을 또 다른 미남 배우들인 고수와 신예 이제훈이 맡았다. 또 고창석 류승수 조진웅 등 유능한 명품 조연들이 기대보다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
장 감독은 "'영화는 영화다'를 처음 만들 때부터, 어떻게 관객에게 편안함을 줄지 고민했다. 그러다 고창석의 '봉감독' 캐릭터를 넣게 됐다"며 "이번에도 규모는 커졌지만, 더 편하게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같았다"고 말했다.
두 작품 연속으로 남북문제를 다루게 된 것에 대해서는 "특별히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는데, '고지전' 시나리오를 보고 몇 년 뒤에는 이렇게 재미있는 것을 못 만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전쟁영화를 꼭 해보고 싶었고, 아주 나중에야 할 줄 알았는데 기회가 생갭다 빨리 왔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 작품 '고지전'에서도 멜로 라인은 거의 없다. 여배우 또한 김옥빈 하나뿐이다. '또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 '고지전' 모두 남자 배우 듀오가 주인공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장 감독은 "사실 멜로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내가 연출하기에는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멜로 영화는 인물의 모습, 작은 몸짓, 눈빛 하나하나에 많은 것이 들어가기 때문에 유리를 다루는 듯이 조심스러워요. 저 자신이 좀 더 섬세해진 다음에 해 보고 싶습니다."
'고지전'을 찍는 동안 너무 힘들었는지 없던 쌍꺼풀까지 생겼다는 장 감독은 "요즘 '감독님, 싼 데서 쌍꺼풀 하셨나봐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웃었다. "체질이 바뀌었는지 8개월 동안 쌍꺼풀이 없어지지를 않네요. 정말 부담스럽지만 그냥 살기로 했습니다." 다음 작품도 곧 볼 수 있을지를 물었다. "'고지전'은 제가 만든 영화 중 가장 오래 찍었어요. 당분간은 꽤 오랫동안 충전기간을 가지고 더 가벼운 느낌의 영화를 들고 나오고 싶습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