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37년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최종병기 활'은 의문을 갖게 한다.
사극 특유의 웅장한 분위기 때문에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묵직한 드라마를 바라는 관객도 있을 법하다. 그보다는 새로운 액션이 주는 쾌감을 기대하는 편이 낫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조선판 아저씨'라고 할 만하다. 주인공은 특수요원이 아니라 역적의 자손으로 출세가 불가능해 활 단련만 해 온 은둔형 신궁이다. 구출 대상은 옆집 소녀가 아닌 여동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누군가를 구해야 한다는 절박한 감정 속에 주인공이 벌이는 액션이 주된 볼거리라는 점은 같다. 단순한 스토리 때문에 인물에 대한 설명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한국영화에서 보기 어려웠던 청나라 군사들에 대한 세밀한 묘사와 도전이라고 할 수 있는 만주어 대사의 도입 등 새로운 요소에 공을 들였다.
참고로 '최종병기 활'이 공개되기 전, '제목에 활을 내세웠지만, 활은 딱 두 번 쏜다'는 풍문이 있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니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 영화 속에는 남이의 곡사, 쥬신타(류승룡)의 육량시뿐 아니라 남이가 직접 깎아 만드는 애깃살과 청나라 군사들의 채찍, 도끼 등 온갖 무기들이 등장해 현란한 활약을 펼친다. 주인공 남이는 따발총 쏘듯 화살을 날려대니, 활이 별로 나오지 않는 것 아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