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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성유리 "순금을 통해 대리만족 느꼈어요"

김명은 기자

기사입력 2011-08-01 15:58


성유리. 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제 이름 앞에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기는 힘들거라 생각해요. 어떤 배역이 주어져도 제가 이 일을 하는 이유가 뭘까를 고민하는 사람이 되려구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그들의 아픔을 치유해줄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KBS2 '로맨스 타운'에서 성유리는 가사관리사 노순금으로 분해 '원조요정'의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대본을 집필한 서숙향 작가가 말했듯 이 아름다운 배우는 억척스러운 순금을 너무나 잘 표현했고, 연기를 시작한 후 최고의 찬사를 듣고 있다.

"캐릭터가 잘 맞았어요. 사람들이 잘 몰랐던 저의 또 다른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게 아닐까요. 작가님의 역량 덕분에 현장 분위기도 좋았고, 저도 덩달아 자신감이 생겼어요."

사람들은 성유리가 예쁘고 여린 부잣집 딸 연기를 주로 했을 거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까칠하고 강단 있는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 그래도 순금처럼 꽥꽥 소리지르는 역할은 처음인데, 평소 그런 성격이 아니라서 대리만족을 느꼈다"고 말했다.


성유리. 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어려운 가정 형편과 도박에 빠진 아버지 때문에 어린 나이에 가사관리사로 일하면서 갖은 마음 고생을 겪은 순금은 눈물이 많았다. 성유리에게 '눈물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게 당연한 일일 터. 그는 "현빈씨랑 함께 출연했던 '눈의 여왕'에서 눈을 뜨자마자 계속 우는 신만 찍었던 경험이 있다"며 "그때부터 눈물 연기에 대한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감정 몰입이 예전보다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성유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고, 지금은 아이돌 가수에서 연기자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대표적인 인물이 됐다. "철 없이 일할 때 빼고 연기는 쭉 힘든 일이었어요.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죠. 계속 고민하고 갈등했어요. 그러다 드라마 '어느 멋진 날'을 만나고 연기에 대한 확신이 생겼어요. 그때 이후 성공이냐 실패냐를 떠나 한작품 한작품 할 때마다 저만의 산을 넘어 가는 기분이었어요. '핑클' 땐 제가 연기를 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거든요. 또 어떤 미래가 제 앞에 펼쳐질지 기대도 되고 두렵기도 해요."

성유리는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연기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목소리 변화를 위해 여러 노력을 했지만 어느 순간 그걸 깼어요. 고쳐야 하겠지만 그 자체에 억눌리진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로맨스 타운'을 시작했을 때 감독님도 말씀하셨어요. '그냥 네 목소리 대로 편안하게 연기하라'라고요. 전도연 선배님도 목소리가 독특하다는 얘기를 듣지만 이제는 그 분만의 개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잖아요. 내공이 부족하지만 저 또한 저만의 개성으로 승화하고 싶어요."

그녀는 "당분간 차기작에 대한 고민 없이 일탈을 꿈꾸며 쉬겠다"고 했다. 언젠가 홀로 유학을 떠나는 게 그녀가 꿈꾸는 최고의 일탈이라고도 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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