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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혁의 이슈분석] 삼성생명 대약진, 우리은행이 감춘 반전. 여농 슈퍼매치 '용산더비'의 의미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2-11-13 11:25


키아나 스미스와 강유림. 사진제공=W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올 시즌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의 임팩트는 확실히 강하다.

에이스 윤예빈이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지만, 지난 시즌보다 두 단계 이상 업그레이드됐다.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화제의 키아나 스미스를 데려왔다. 빠르게 삼성생명 팀 시스템에 녹아들고 있다. '배아나'로 불리는 배혜윤과의 2대2 콤비는 상당한 수준이다.

신예들의 약진도 눈부시다. 강유림은 불과 5경기 만에 국내 최정상급 윙맨으로 자리매김했다.

5경기에 평균 34분34초를 뛰면서 평균 18.6득점, 4.6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놀라운 것은 슈팅의 효율성이다. 2점슛 성공률 60.0%, 3점슛 성공률 46.2%, 자유투 성공률 87.5%다.

한마디로 최정상급 슈터다. 여기에 오프 더 볼 무브가 워낙 좋다. 볼이 없는 상황에서 슈팅 찬스를 만들어내고, 상대에게 위협을 가한다. 볼을 쓸데없이 끌거나 과도한 드리블은 없다.

이주연과 신이슬도 삼성생명 돌풍의 주역이다. 이주연은 우리은행전에서 28분14초를 뛰면서 8득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신이슬은 올 시즌 5경기에서 평균 16분29초를 뛰면서 4,6득점, 3.0리바운드, 3.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보다 경기 운영에 눈이 떴다는 평가. 구단 내부에서는 "신이슬이 볼이 없는 상황에 대한 활용도가 업그레이드됐다"고 했다. 게다가 이해란 역시 대형 신예로서 경기를 치를수록 좋아지고 있다.

실제 경기를 보면 신이슬은 화려하진 않지만, 키아나 스미스와 이주연의 불안한 점을 메우고, 경기 리드 능력이 상당히 좋다. 지난 시즌 삼성생명 약점으로 지적된 기복을 줄이는 완충 역할을 제대로 한다.


BNK전에서 패하면서 한계를 보이는 듯 했던 삼성생명은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85대74로 승리를 거뒀다.


키아나 스미스 돌파에 우리은행 김단비 최이샘의 마크. 사진제공=WKBLf
대어를 잡아냈다. 화끈한 공격으로 우리은행의 강력한 수비 조직력을 무너뜨렸다. 스미스는 40분 동안 27득점, 7어시스트로 경기를 지배. 배혜윤은 18득점, 강유림은 22득점을 올렸다.

'KBS 트리오'로 불리는 삼각편대가 우리은행 베테랑들을 무너뜨렸다.

특히, 스미스는 1대1 매치업에서 절묘한 테크닉으로 우리은행 수비의 균열을 일으켰고, 배혜윤과의 2대2 경기로 정교함을 더했다. 삼성생명은 패했던 BNK전에서 '배아나'의 2대2 공격을 시도하지 않고 아껴놨다.

우리은행전을 대비한 '비밀 무기'. 비 시즌 이미 가장 강력한 공격루트로 평가받았었다.

스미스의 테크닉과 배혜윤의 노련함이 버무려진 2대2 공격은 우리은행도 당할 수밖에 없었고, 여기에 강유림이 오프 더 볼 무브로 외곽에 버티면서, 우리은행 수비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게다가 스미스는 4득점 부진에 시달렸던 BNK전과는 완전히 다른 침착함을 보였다. 오히려 우리은행 김단비 박혜진 박지현 등이 '덤비는' 모습이 있다.

볼 처리를 간결하게 하면서 팀 동료의 찬스를 내주는 절묘한 패싱 능력까지 보인 스미스였다.

삼성생명의 약진과 우리은행의 전력 보강으로 두 팀의 맞대결은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한마디로 올 시즌 용인과 아산의 '용산 더비'를 만들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삼성생명의 이날 경기력은 극찬을 받아 마땅하다. 단, 강력한 반전 포인트도 도사리고 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사진제공=WKBL
우리은행 벤치다. 이날, 우리은행은 삼성생명의 약점을 적극적으로 노리지 않았다. 국가대표 라인업의 개인 능력을 적극 활용했지만, 팀 패턴은 많지 않았다. 그동안 세밀하면서도 상대 약점을 집요하게 노리는 우리은행의 코칭스태프의 특성과는 달랐다. 한마디로 1차전 '간을 본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삼성생명과 BNK와의 경기에서 키아나 스미스는 치명적 '약점'을 노출했다. BNK는 경기 초반부터 안혜지와 김한별이 스미스의 수비 약점을 노렸다. 스크린 수비 대처의 미흡함을 노린 2대2 공격을 스미스를 상대로 펼쳤고, 결국 수비에서 약점을 보인 스미스가 공격까지 흔들리면서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단, 우리은행은 스미스의 이런 약점을 적극 공략하지 않았다.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1차전에서 삼성생명의 전력을 파악하고, 국가대표 라인업의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두 팀의 '용산 더비'는 앞으로 5차례가 남았다. 박지수가 극적으로 KB에 복귀하지 않는 한,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의 양강 구도는 올 시즌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슈퍼매치로서 상당한 흥행 요소가 될 확률이 높다.

두 팀의 2차전은 23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펼쳐진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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