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프로농구 하나원큐와 삼성생명이 만난 31일 부천체육관, 양 팀의 시즌 개막전이란 의미 외에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있었다.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키아나는 역시 이름값을 했다. 경기 시작 후 두번째 공격에서 속공에 참여, 가볍게 골밑슛으로 마수걸이 득점을 올린 키아나는 5분여가 지난 후 처음으로 3점슛을 시도했지만 빗나갓다. 하지만 바로 다음 공격 기회에서 상대 선수를 한번 제친 후 심플한 슛 동작으로 3점포를 꽂아넣었다. 이어 2쿼터 시작 직후에도 역시 슛 동작으로 상대를 속인 후 다시 3점포를 넣었다. 하나원큐 김예진의 적극적인 수비로 인해 트래블링으로 턴오버를 기록하거나, 리바운드를 잡은 후 하나원큐의 단신 선수들이 밑에서 긁어내는 손동작에 공을 뺏기는 등 아직 한국 선수들의 수비 동작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도 보였지만 자유자재로 공을 다루는 유려한 드리블에다 과감한 돌파, 원핸드 레이업슛, 속공 참여 등은 역시 수준급이었다. 어시스트도 4개를 기록했는데, 동료들이 자주 메이드하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패스 능력도 괜찮았다.
임근배 감독이 경기 전 "내가 주문하는 대로 한국 농구 스타일에 맞추다 보면 한 시즌도 부족하다. 결국 뛰어난 개인기를 최대한 살리면서, 스위치나 트랩와 같은 수비나 혹은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 등 최소한의 팀 플레이 정도를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팀 합류 한 달여만에 빠른 습득력으로 첫 경기부터 이를 보여줬다.
김도완 감독의 하나원큐도 무기력하게 무너졌던 지난 시즌과는 분명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했다. 김 감독의 주문대로 프리 오펜스, 즉 상대가 진영을 갖추기 이전 빠른 트랜지션으로 좀 더 창의적으로 공격을 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지난 시즌 양인영 신지현 등 2명에만 의존하는 짜여진 공격의 답답함을 상당히 해소했기에, 완성도를 높여갈 경우 나름의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부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