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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허 웅 vs 두경민, 새로운 라이벌 관계로 KBL 흥행 이끌까.
사실 DB 시절 두 사람 사이에는 알게 모르게 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전면에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농구계 관계자들은 다 아는 사실이었다. 두경민이 한국가스공사로 이적하기 전 시즌 경기를 보면, 두 사람이 함께 코트에 서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는 게 팩트다. 실력만 놓고 보면 둘 다 풀타임을 뛰어도 모자랄 판에 나눠 뛰는 시간이 많았다. 동료인데, 서로간 라이벌 의식(?)이 있었던 결과였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이 팀의 중심이 돼야하는 에이스 자존심이 있었다.
결국 DB와 이상범 감독은 선택을 해야했다. 두 사람이 동시에 FA가 되면 다 잡기 힘든 현실에, 팀 케미스트리도 생각해야 했다. 결국 허 웅을 택했다. 농구 실력 외적으로도 엄청난 인기와 파급력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두 스타 가드가 이제 서로를 향해 칼날을 겨누게 됐다. 컵대회 첫 맞대결은 DB와 두경민의 완승. 일단 두경민은 허 웅과의 라이벌 관계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속에서는 앞으로 만나면 무조건 이기겠다는 투쟁심이 불타오를 게 안봐도 뻔한 일이다.
지켜보는 팬들 입장에서는 반갑다. 이렇게 라이벌 관계가 형성되고, 뜨거운 경쟁이 벌어져야 보는 재미가 생긴다. 프로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경기력과 함께 스토리다. 최근 몇년 간 KBL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이정현(서울 삼성)과 이관희(창원 LG)의 주체하지 못하는 신경전이었다. 허 웅과 두경민은 이 두 형들보다 조금 덜 유치하게, 코트에서 멋진 플레이로 맞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