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문경은 감독, 김선형-최준용 이탈을 기회로!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02-10 13:05


2019-2020 KBL리그 서울 SK와 부산 KT의 경기가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SK 문경은 감독이 3점슛 성공에 기뻐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1.12/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기회입니다."

서울 SK는 늘 활기찬 분위기가 돋보이는 팀이다. 그 중심에는 문경은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있다. 문 감독은 웬만해서는 화를 내지 않고, 선수들에게도 싫은 소리를 잘 하지 않는다. 그리고 선수들의 장점을 살려주기 위해 노력한다. 부드러운 형님 리더십이다.

힘든 일이 생겨도 긍정의 힘으로 이겨내기 위해 노력한다. SK는 최근 팀의 두 간판 선수를 잃었다. 김선형이 손등 골절상으로 낙마했고, 최준용은 무릎 인대 파열이라는 더 큰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선두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두 선수의 부상은 치명타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국가대표팀 휴식기를 앞두고, 잘 버티고 있는 SK다. 두 사람이 빠진 후 열린 창원 LG전과 서울 삼성전을 모두 승리했다. 두 팀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었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해 귀중한 연승을 기록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삼성전의 경우 4쿼터 초반까지 큰 점수 차이로 앞섰지만, 그동안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하던 선수들이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상대에 연거푸 3점슛을 허용했다. 역전까지 당했지만, 가까스로 승리했다. 김선형과 최준용이 있었다면 더 쉽게 마무리될 수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문 감독은 이 과정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문 감독은 "장문호, 최성원 등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하던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기회"라고 말하며 "감독이 불안하면 선수들 투입을 못한다. 하지만 선수들이 내 마음을 아는지 잘해준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다. 김선형과 최준용이 있으면 게임을 풀어주지만, 다른 선수들이 뛰면 수비나 리바운드가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김선형의 백업으로 뛰던 최성원은 최근 주전 가드로서 입지를 굥히고 있다. 1군 경기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던 장신 포워드 장문호도 최근 기회를 얻고 있는데, 투지 있는 수비와 간간이 터뜨리는 외곽포로 주목받는 중이다. 김건우도 식스맨으로 공-수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김선형과 최준용은 화려한 공격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지만, 이들이 뛸 때는 그 뒤에서 궂은 일을 하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그동안 백업이던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면 화려한 맛은 떨어지지만, 감독이 볼 때는 흡족한 끈끈한 농구를 할 수 있다.


문 감독은 2년 전 최원혁이라는 수비형 가드를 발굴해내며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그가 디온테 버튼(당시 원주 DB)을 막아내 우승에 기여했다. 문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아쉽지만, 다시 한 번 새로운 선수들을 키워낼 기회라고 생각하며 슬기롭게 현실에 대처하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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