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도저히 부담스러워서…."
비시즌 가장 중요한 준비 과정인 전지훈련에 커다란 차질을 빚게 된 것. 남자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팀이 선택하는 곳이 일본이었다,
일본은 최근 몇년 새 최적의 전훈지로 부상했다. 과거 자주 찾았던 미국, 호주 등은 그들의 시즌 개막 일정상 맞지 않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 한때 가까운 중국이 유행이었지만 땅이 너무 넓어 이동시간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 일본은 항공료도 비싸지 않을 뿐더러 외국인 선수 구성이 한국과 비슷하고, 연습경기 상대를 찾기에도 수월하다. 일본의 프로농구 수준이 크게 향상돼서 중국, 필리핀 못지 않은 상대가 될 수 있다.
보통 전지훈련 계획은 이번 한-일관계 악화가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잡아놓은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무역 보복 행위로 양국 정부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국민적 반일감정을 자극하는 분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결국 일본행 전지훈련 취소가 줄줄이 발생하고 있다. 전주 KCC는 일찌감치 일본행을 포기했다. 당초 계획은 마카오 친선대회(9월 중순)에 참가하기 앞서 8월 5∼17일 태백에서 혹서기 훈련을 한 뒤 일본에 들렀다가 손발을 맞춰 볼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민정서를 감안해 일본 전지훈련을 취소했고 대신 필리핀에 들러 2주 정도 훈련을 가진 뒤 마카오로 향하기로 했다.
안양 KGC인삼공사도 일본 전지훈련 계획을 전면 백지화한다고 밝혔다. 농구단과 함께 여자배구단도 일본행을 포기했다. 대체 훈련지를 구할 여유가 없는 까닭에 다음 시즌은 해외 전지훈련 없이 국내에서 준비할 방침이다. 일본에 사전 답사까지 다녀왔던 창원 LG 역시 전지훈련 취소를 고민 중이고, 인천 전자랜드도 일본 전지훈련을 취소하기로 30일 최종 결정했다.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도 국내 훈련만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취소하고 싶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일본 시부야(썬로커스)와 자매결연을 맺은 현대모비스는 일본행 취소를 심각하게 검토했지만 시부야가 일본 리그 개막을 앞둔 시범경기로 현대모비스와의 친선경기를 잡아놓고 대회 홍보까지 해놓았기 때문이다. 일본행 취소를 강행했다가는 정치적 대립으로 인해 순수 스포츠 교류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고, 자매결연에 따른 신뢰관계에도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어 더욱 난감하다.
원주 DB와 서울 삼성은 고민의 시간을 계속 늘리면서 극적인 돌파구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기도 한다. 반면 일찌감치 일본을 전훈 대상에서 제외한 고양 오리온과 서울 SK는 별다른 차질없이 비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