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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전주실내체육관. 오리온이 승리를 거뒀다. 1승1패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스몰 라인업으로 전환하면, 높이와 파워의 우위를 과시했다. 매치업 상대 정희재의 수비를 가볍게 뚫고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다. 상당히 묵직한 공격이었다. KCC 입장에서는 스몰 라인업의 최대 아킬레스건. 마치, 스몰 라인업으로 막을 수 없는 공격을 했다.
KCC는 지역방어와 더블팀으로 수비를 변환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이승현은 수비를 끌어들인 뒤 외곽의 오픈 찬스를 만들었다.
옆에 있던 이승현은 싱긋이 웃으며 최진수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최진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플레이오프 때만 되면 '에이스 킬러'가 된다. 외곽의 핵심 선수를 봉쇄한다. 3년 전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양동근을 집중 마크했다. 최진수가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2m3의 큰 키. 그런데 스피드가 가드 뺨칠 정도다. 팔이 길고, 스피드가 뛰어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수비에서 압박감이 클래스가 다르다.
한국 농구에서는 매우 유니크한 선수다. KCC 공격의 중심은 이정현이다. 그의 개인 돌파, 3점슛 옵션과 함께, 브랜든 브라운의 2대2 공격이 KCC 메인 옵션이다. 그런데, 이 흐름을 최진수가 차단한다.
1차전, 이정현에게 마지막 사실상 위닝 3점슛을 내줬다. 2차전 경기 전 "제가 너무 못했어요"라고 했다. 하지만, 추 감독은 최진수의 플레이에 대해 칭찬했다. 그러나 최진수는 "게임을 지면 다 소용없는 것"이라고 넋두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이날은 달랐다. 이정현을 끝까지 따라 붙으면서 12득점만을 허용했다. 이정현의 야투율이 좋지 않았다. 불과 25%에 그쳤다. 최진수의 수비 공헌도가 상당했다. 추 감독은 "최진수의 최대 강점이다. 앞으로 6강 시리즈에서도 최진수는 이정현을 맡는다"고 했다. 구체적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쉽게 뚫을 수 없다'는 가정이 깔려 있는 인터뷰였다.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두 선수는 티격태격했다. 이승현이 "발목이 너덜너덜해졌다"고 하자, 최진수는 "넌 아파야 잘해. 통뼈니까"라고 했다. 오리온의 실질적 에이스는 이승현이다. 그는 "진수 형을 계속 조련시켜야 한다"고 하자, 최진수는 "내가 언제까지 조련당해야 하냐"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선수의 호흡은 상당히 좋다. 이승현은 "형들과 많은 얘기를 한다. 특히 (최)진수 형과는 포지션이 겹치지 않고 양보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내려고 한다. 1차전에서 사실 나 때문에 졌는데, 감독, 코치님과 형들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줘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고 했다.
최진수는 "1차전 때 부진해서 감독님에게 혼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오늘 니가 젤 잘했다'고 말씀해 주셔서 깜짝 놀랐다"며 "(이)승현이의 패스 타이밍이 워낙 좋기 때문에 슛을 쏠 때 책임감이 생긴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전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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