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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거롭게해서 죄송하지만…."
울산 현대 모비스가 행복한 고민에 휩싸였다. 2018∼2019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주말인 9일 경기에서 올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의 막판 관전 포인트가 쏠리게 생겼다. 공교롭게도 경기 일정상 이상하게 꼬였다.
6일 LG와의 홈경기서 95대80으로 승리한 현대모비스는 38승11패로 자력 우승 매직넘버 '2'를 남겨놓았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도 "우승 기념 티셔츠와 플래카드를 비롯해 정규리그 우승 축하를 위한 준비를 거의 다 해놓았다"고 했다.
2014∼2015시즌 이후 4시즌 만에 우승을 눈 앞에 두고 있으니 구단으로서도 단단히 우승 대비를 하고 있을 터. 하지만 고민이 생겼다. 이상하게 꼬인 경기 일정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6일 LG전을 시작으로 9일 KT전, 12일 SK전까지 홈 3연전을 치른다. 반면 현대모비스의 우승 확정에 '키'를 쥐고 있는 전자랜드는 7일 KT와의 원정경기를 비롯해 9일 KGC와의 홈, 12일 오리온과의 원정경기를 치른다. 홈 & 어웨이를 거듭하는 피로도를 감안하면 현대모비스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한 전자랜드로서도 '뒷날', 플레이오프를 대비하는 게 현실적이다.
하지만 우승 자축을 준비하는 현대모비스의 셈법은 좀 다르다. 우승 확정 세리머니를 언제 하느냐가 문제다. 7일 전자랜드-KT전의 승패 여부와 관계없이 9일에도 현대모비스의 우승 가능성이 계속 살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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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9일 경기 일정이 오후 3시 전자랜드와 KGC의 경기가 편성돼 있다. 이들 경기 결과가 나왔을 즈음인 오후 5시부터 현대모비스는 KT와 경기를 치른다. 어차피 승패 확률은 반반이지만 대비를 해야하는 게 구단 프런트의 숙명이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으면 한국농구연맹(KBL) 이정대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공식 시상식을 해야 한다. KBL 이 총재에게는 취임 이후 첫 정규리그 시상이다. 이 총재는 9일 울산 방문 일정을 잡아놨다. 4시즌 만의 우승이니 현대모비스의 박정국 구단주(현대모비스 사장)도 대기업 경영인의 바쁜 스케줄을 쪼개 9일 울산 방문을 준비했다.
이는 9일 경기에서 현대모비스가 승리했을 때를 가정에 두고 전자랜드가 7, 9일 두 경기 중 한 경기라도 패했을 때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도저도 안된다면 12일 경기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과 울산을 왔다갔다 해야 한다.
지레 짐작으로 9일 현대모비스의 우승 확정을 무시하고 12일을 대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대모비스 입장에서 최악의 경우 계속 연패하고, 전자랜드가 연승할 경우 우승 확정이 12일 이후로 계속 연기될 수 있다. 그게 스포츠 승부 세계의 생리다.
그러면 KBL과 현대모비스 구단의 수뇌부들은 하염없이 '비상대기조'를 해야 한다. 우승 축하행사를 준비하는 프런트 입장에서는 행복하지만 이런 고충이 없다.
우승 경험이 많은 현대모비스지만 우승 확정을 두고 9일 경기 일정때문에 이렇게 꼬인 적은 없었다. 현대모비스와 KBL 관계자들은 괴롭겠지만 구경하는 팬들에겐 올시즌 막판 흥미로운 볼거리다.
어찌되었든 오는 9일 남자프로농구 전자랜드와 현대모비스의 각각 경기는 놓치면 안될 경기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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