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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프리에이전트) 영입도 전략이다. 그 확실한 가치를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가 입증했다.
특히 이번 시즌 염윤아는 지난 시즌에 비해 스탯 전반이 향상됐다. 3일 경기까지 33경기에서 매 경기 평균 35분57초를 소화한 염윤아는 3점슛 확률이 35.7%로 지난해 32.3%에 비해 3% 이상 늘어났다. 덕분에 경기당 평균 득점도 8.09점에서 9.18점으로 증가했다. 리바운드도 4.09에서 5.33개로 늘어났으며, 가로채기 역시 1.21개에서 1.97개로 향상됐다.
무엇보다 염윤아의 진정한 가치는 기록 밖의 영향력이다. 주장 강아정과 팀의 중심 박지수는 염윤아에 대한 신뢰가 지대하다. 지난 3일 우승 이후에도 "(염)윤아 언니는 마치 '부처'같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늘 평정심을 유지하며 경기 중에도 상대의 공략 포인트 같은 부분을 정확하게 얘기해준다. 언니의 허슬플레이는 팀 전체에 점염된다. 우리의 정신적 지주"라고 극찬했다.
반면 부천 KEB하나은행은 팀의 핵심이자 당시 'FA 최대어'로 평가받던 염윤아를 불과 '5000만원' 차이로 잡지 못했다. 당시 연봉 1억1500만원을 받던 염윤아는 2억5000만원을 요구했는데, 구단 제시액은 2억원이었다. 사실 5000만원이 보통 사람들에게 적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은행권 모기업에서 'FA 최대어'의 가치를 지닌 선수에게 투자할 수 없는 정도의 큰 차이라고 볼 순 없다. 그래서 정확히는 '잡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다.
물론 당시 KEB하나은행은 한꺼번에 4명의 FA(강이슬, 김단비, 백지은, 염윤아)가 발생해 선택을 해야하는 입장이었긴 하다. 결과적으로 KEB하나은행은 강이슬과 김단비 백지은을 잡았고, 염윤아를 풀었다. 대신 외부FA로 삼성생명 소속이었던 고아라를 연봉 1억9000만원에 잡았다. 단순 계산상으로는 KEB하나은행이 비용을 절감하고 전력 재편에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선택이 초래한 결과는 천양지차였다. KEB하나은행은 염윤아를 잃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며 이번 시즌에도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염윤아의 영입을 통해 우승을 위한 전력의 '화룡점정'을 찍은 KB스타즈는 13년만에 리그 정상에 올랐다. 성공적인 FA영입 전략을 통해 비용 이상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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