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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 감독이 '위'보다 '아래'를 주시하는 이유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02-01 00:03


사진=KBL

쫓느냐 쫓기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2017~20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순위 싸움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가장 흥미진진한 포인트는 원주 DB 프로미의 단독 선두 유지와 더불어 혼돈의 상위권 경쟁 구도다. 1위 DB부터 6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까지 6개팀이 1~2경기 차 이내에 물려있다. 단숨에 뒤집기는 힘들지만, 연승-연패 흐름을 타면 순식간에 순위의 주인공이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가장 긴장할 수밖에 없는 팀은 4위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다. 순위 경쟁팀들 중 중간에 위치한 탓에 위와 아래 모두를 신경써야 한다. 한때 10연승-원정 11연승을 달리며 선두권을 위협하기도 했지만, 유독 홈에서 약한 징크스 탓에 최근 3경기에서 1승2패로 주춤하다. 2패 모두 홈 경기였다. 올 시즌 현대모비스의 홈 승률은 9승11패 승률 4할5푼으로 시즌 승률 6할에 훨씬 못미친다.

지난 31일 서울 SK 나이츠와의 홈 경기 역시 78대84로 패했다. 애런 헤인즈에게 무려 실점의 절반인 40점을 허용한 것이 패인이었다. 이날 현대모비스가 승리했다면 SK와 나란히 공동 3위가 될 수 있는 찬스였다. 그렇다면 향후 분위기는 어떻게 바뀌었을지 누구도 장담 못한다. 하지만 패하면서 3위가 다시 2경기 차로 멀어지고 말았다.

순위 점프 욕심이 안난다면 거짓말이지만, 유재학 감독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하위권 팀들의 추격이다. 안양 KGC인삼공사나 전자랜드도 바짝 따라붙어있다. 또 7위 서울 삼성 썬더스도 리카르도 라틀리프 복귀 이후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다.

유재학 감독은 "이종현은 커가는게 보여서 괜찮은데, 외국인 선수들이 다른 팀과의 매치업에서 힘을 못쓰는 것이 걱정"이라고 밝혔다. 유 감독은 "필요할 때 득점이라던가 외국인 선수들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그런 역할을 오히려 국내 선수들이 해주고 있다. 단기전에 대한 고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레이션 테리-마커스 블레이클리 듀오가 31일 SK전에서는 분전했지만, 이 경기력을 기복 없이 유지해줘야 계산이 선다. 이종현 하나로는 버티기 쉽지 않다. 전준범의 슛감도 다소 떨어져있는 상태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들이 해결사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

공교롭게도 오는 4일 전자랜드, 8일 KGC를 차례로 만난다. 이 대결이 무척 중요하다. 또 2경기 모두 홈에서 열린다. 현대모비스가 전열을 가다듬어 추격을 뿌리칠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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