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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한계가 공존한 대회였다.
이런 어려움을 모르지 않지만, 분명한 한계도 있었다. 쓰촨을 제외하고는 다른 팀들도 외국인 선수 없이 대회를 치렀다. 쓰촨의 가드 크리스토퍼 리브스는 큰 위압감이 없었다. 프로 무대에서 백업 역할을 한다고 해도, 확실히 타 리그 선수들에 비해 개인 기량이 떨어졌다. 특히, 앞선 가드 라인의 개인기가 부족한 게 뼈아팠다. 잘 하다가도 결정적 순간 실책을 저지르고 급하게 경기를 푸는 모습도 자주 나왔다. 김 감독도 "앞선에서 공격은 뚫지를 못하고, 수비는 뚫린다. 기량 차이가 있다"고 현실을 냉정히 진단했다. 외국인 선수 '몰빵' 농구에 길들여진 국내 가드들의 한계를 이런 국제대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KGC가 아닌 다른 어떤 팀들이 참가했어도 비슷한 경기력이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희망 역시 공존했다. 대회 최고 수확인 김철욱이 대표적이다. 김철욱은 4일 시부야전 18득점 15리바운드, 5일 다씬전 24득점 14리바운드로 골밑을 지배했다. 쓰촨전에서도 경기 종료 1분여 전 80-78로 앞서는 중요한 팁인슛을 성공시켰다. 김 감독은 "의욕을 갖고 정말 열심히 한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8순위로 데려왔는데, 지금 하는 것만 보면 1순위 부럽지 않다"며 흡족해했다. 또다른 센터 김민욱도 매경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강병현의 부활도 반갑다. 아킬레스컨 파열 중상으로 지난 시즌 대부분을 쉰 강병현은 다씬전에서 3점슛 4방을 터뜨린 데 이어 쓰촨전에서도 3점슛 7개 포함, 23득점을 기록했다. 확실히 국가대표 경험까지 있는 선수라 낯선 선수들과의 대결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는 모습이었다.
이번 대회는 원래 7월 잠실학생체육관 개최 예정이었지만, 타국 참가팀들 문제로 미뤄지다 우여곡절 끝에 KGC의 도움 아래 펼쳐졌다. 하지만 KGC의 스타플레이어들이 빠지고 급하게 섭외된 팀들은 대만 외 우승팀이 아니어서 챔피언스컵 대회 취지를 무색케 했다. 7~8명의 선수들을 파견해 연습 개념으로 대회에 임했다. 또, 급하게 알려진 탓에 농구팬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KGC의 성적과 함께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안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