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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라틀리프만으로는 안된다. 3위까지 추락한 서울 삼성 썬더스는 마지막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정규 시즌을 몇 위로 마치느냐는 천지 차이다. 플레이오프 유불리가 갈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위 자체보다도 실망스러운 것은 최근 삼성의 경기력이다.
라틀리프는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의 외국인 선수임을 증명하고 있다. 라틀리프는 12일 오리온전까지 포함해 30경기 연속 '더블 더블'을 기록했다.
최근 삼성의 페이스가 뚝 떨어진 이유는 마이클 크레익의 애매한 활약과 김준일의 부진이다.
크레익은 시즌 초반에만 해도 다양한 재주를 갖춘 '복덩이'로 불렸다. 여전히 위협적인 선수인 것은 사실이다. 기록으로 보면 꾸준히 두자릿수 득점, 10개 전후 리바운드를 얻어내고 있다.
그러나 후반기들어 크레익이 지나치게 볼을 오래 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결정적인 상황에 나오는 턴오버는 중요한 경기에서 흐름을 끊어버리고 만다. 또 상대 견제도 세졌다. 크레익 스스로도 심판 판정에 흥분하는 장면이 초반에 비해 늘었다. 크레익의 볼 소유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드 김태술의 역할도 시즌 초반에 비해 작아진 것이 사실이다.
부진한 센터 김준일도 고민이다. 김준일은 올 시즌 평균 9.02득점 3.6리바운드 0.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2014~2015시즌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다.
특히 지난 2월부터는 김준일이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경기가 2번뿐이다. 20분 가까이 뛰면서 4~5득점에 그치다 보니 라틀리프와의 공존 효과도 줄어들고, 경기 자체에서 실수가 잦아졌다.
이상민 감독은 공개적으로 선수의 부진을 언급하거나, 잘못을 지적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지난 10일 KGC전 패배 후 김준일의 부진에 대해 묻자 "매 경기 잘할 수는 없다"고 두둔했다.
그러나 이제 남아있는 것은 5경기뿐이다. 삼성이 시즌 전 전망에 비해 대단한 성적을 올린 시즌이라고 해도, 다 잡은 토끼를 허무하게 놓칠 수는 없다.
이상민 감독은 팀 페이스가 꺾이기 시작한 지난달부터 "다들 의욕만 앞서고, 지나치게 공격적이다. 5명이 모두 공격적이면 안 된다. 이끌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서로 욕심을 부리면 잘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말했지만, 여전히 이 문제점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 진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