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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인삼공사가 1위 자리를 사이에 둔 혈투에서 웃었다.
삼성이 올해 KGC를 상대로 유독 강했던 것은 높이를 앞세운 골밑 우위 덕분이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버티고 있고, 마이클 크레익과의 호흡은 KGC의 수비도 당해내지 못했다. 매치업에서 밀리면 승산이 없다. 오세근이 크레익을 막지 못하고, 데이비드 사이먼은 라틀리프에 약하다.
KGC 김승기 감독은 이날 경기전 "사이먼이 라틀리프를 상대로 가장 약하다. 오세근도 크레익과 붙어보더니 '너무 셉니다'라고 하더라. 하지만 올스타 휴식기를 거치고 나서 몸이 좋아졌으니 괜찮으리라 본다. 리바운드 싸움에서만 이기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도 크레익이 고민이다. 리그 최고의 재주꾼이자 테크니션인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공 소유 욕심을 부리다 보니 가드 김태술의 역할까지 꼬였다. 이런 부분들이 모여 시즌 초반에 비해 인사이드 공격이 약해지고 외곽 의존도가 높아졌다. 슈터 임동섭이 살아나고 있다고는 하나 전체적으로 조급하다. 삼성이 전반기 막판부터 최근 경기력이 떨어진 이유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경기전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해줬으면 좋겠다. 2,3쿼터에 압도적인 게 강점이었는데 최근에는 그런 모습이 안나온다"며 아쉬워했다.
1위 자리를 건 두 팀의 맞대결은 결국 실수에 갈렸다. KGC는 외곽포가 터지고, 양희종과 이원대 등 국내 선수들이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리며 주포들의 뒤를 받쳤다. 사이먼은 수비보다 공격에서 제 역할을 했고, 이날 퇴출 여부가 최종 결정될 키퍼 사익스는 3쿼터에 무서운 폭발력을 보여줬다.
삼성은 3점슛이 지독하게도 안 터졌다. 전반전에 총 9차례 시도해 1개만 성공했고, 턴오버는 10개나 나왔다. 삼성이 라틀리프-크레익으로 추격에 시동을 건 후반전에도 번번이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KGC는 경기 초반부터 근소한 리드를 꾸준히 유지했다. 3쿼터 중반 야투율이 떨어지고, 골밑에서 밀리면서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다시 뒤집기에 성공했다. 4쿼터 초반 삼성의 실수를 틈타 연속 득점을 올렸고, 삼성이 문태영의 슛으로 동점을 만든 이후 속공 찬스 성공에 이원대의 3점이 터지면서 분위기를 끌고 왔다.
잠실실내=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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