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 KCC 이현민의 재발견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11-22 12:55


22일 고양체육관에서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 전주 KCC의 경기가 열렸다. 지난 시즌 챔피언 오리온과 정규리그 우승팀 KCC가 개막전에서 맞붙었다. KCC 이현민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고양=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10.22

2승10패. -8까지 벌어졌다. 1위 고양 오리온과의 승차는 7.5게임이나 된다. 암울한 시즌 초반. 2016~2017시즌 전주 KCC가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KCC는 시즌 전 전문가들이 꼽은 우승 후보였다. 미디어데이에서도 타구단 사령탑, 대표 선수가 극도로 경계한 팀이다. 하지만 부산 kt와 꼴찌 싸움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1승이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추승균 감독의 2년차 징크스라고 말한다. 전술, 전략이 없다는 냉정한 비판도 쏟아진다. 하지만 그보다 부상 선수의 공백이 크다. 준비한 대로 경기를 잘 끌어가다 막판에 집중력이 뚝 떨어진다. 12일 인천 전자랜드전(78대82), 17일 서울 삼성전(77대82), 19일 안양 KGC전(78대81), 20일 고양 오리온전(72대83) 모두 그랬다.

팬들은 속이 탄다. 지는 패턴이 뻔한데, 변화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재 KCC는 주전으로 뛰고 있는 5명 가운데 지난 시즌 주축으로 뛴 선수가 1명도 없다. 비시즌 동안 이현민, 송교창, 김지후, 주태수, 리오 라이온스 등 이들 위주로 전술 훈련을 했을리도 없다. 결국 시소 게임을 벌이다 한 순간에 무너지는 건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 라이온스를 제외하면 해결사 노릇을 했던 선수들이 아니다.

그렇다고 매 경기 패배에 젖어들 수만은 없다. 반전을 꾀해야 한다. 다행인 점은 24일부터 안드레 에밋이 합류한다는 점. 또 이현민이 완전히 팀에 녹아들어 경기를 완벽히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농구인들은 최근 들어 이현민의 재밸견이라는 얘기를 요즘 많이 한다.

군산중-군산고-경희대 출신의 그는 키가 1m74밖에 되지 않는다. 포인트가드로서 상당히 작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서른 세살의 나이에도 순발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KCC 관계자는 "유니폼 속에 숨겨진 근육이 엄청나다. 허벅지가 상당히 두껍다"고 했다.

전태풍이 왼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은 KCC는 김태술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으면서 앞선 걱정이 컸다. 볼배급을 해야 할 이현민은 2015~2016시즌 오리온에서 식스맨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2일까지 12경기를 뛰면서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매 경기 평균 29분15초를 뛰며 5.83득점 5.8어시스트씩을 배달하고 있다.

게임을 치를수록 존재감이 더 부각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그는 지난 8일 삼성전에서 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0일 kt전은 7어시스트, 17일 삼성전에서 다시 한 번 7어시스트를 배달한 뒤 19일 KGC전에서는 10개의 어시스트에 성공했다. 또 20일 오리온과의 경기에서는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아 직접 슈팅을 쏘며 17득점을 책임졌다. 추승균 감독은 "이현민과 2대2 플레이 할 선수 1명만 있으면 더 수월할텐데, 그 부분이 아쉽다. 가끔 (이)현민이가 공을 오래 끄는 건 이 때문이다"고 했다.

그래도 지금까지 모습에 박수를 쳐 줄 수밖에 없다. 이현민마저 없었다면 시소게임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추 감독은 "고맙다. 정말 잘 해주고 있다"며 "체력적으로 6라운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걱정도 되지만, (이)현민이 밖에 없다. 평소 후배들도 챙기는 등 고참 역할도 충분히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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