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에 프로가 산다]프로농구 모비스 양동근의 좌충우돌 지도자 첫 경험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07-25 10:38 | 최종수정 2016-07-26 07:59

[포토]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 양동근이 지난 24일 울산 효정중학교 체육관에서 모비스 유소년 농구단 선수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다.
스포츠조선이 한국프로스포츠협회와 손잡고 프로스포츠의 대국민 스킨십 캠페인으로 진행하는 '이웃집에 프로가 산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모비스 양동근이 일일 코치가 되어 직접 어린이들을 지도했다. 울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7.24.


삼복더위의 정중앙을 지나고 있던 지난 24일. 울산광역시 낮 최고기온은 섭씨 33.4도를 넘어섰다. 여기저기 휴대폰에서는 오전부터 재난문자 '비명'이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더 뜨거운 열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울산 효정중학교 체육관에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 양동근이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환한 웃음으로 맞이한 이들은 이날 원포인트 레슨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할 유소년들만은 아니었다. 부모님들에게서도 환호성이 터졌다.

울산은 프로농구 인기가 높은 곳이다. 2010년대 들어 최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울산 모비스 농구단 덕분이다. 모비스 농구단의 그라운드 사령관이자 한국프로농구 최고몸값 선수인 가드 양동근(35). 스포츠조선이 한국프로스포츠협회와 함께 진행하는 대국민 캠페인 '이웃집에 프로가 산다' 15번째 주인공이다. 양동근은 체육관으로 이동하는 차안에서도 걱정이 많았다. "한번도 누굴 가르쳐 본적이 없는데,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괜히 아이들 시간만 뺏는 건 아닐까요?" 주위에서 '그냥 즐거운 시간보내고 좋은 계기만 만들어 주면 된다'고 부담을 덜어줬지만 양동근의 표정은 이내 진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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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 드리블의 중요성과 집중력, 정면을 응시해야 하는 이유등을 설명하는 양동근. 스포츠조선이 한국프로스포츠협회와 손잡고 프로스포츠의 대국민 스킨십 캠페인으로 진행하는 '이웃집에 프로가 산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모비스 양동근이 일일 코치가 되어 직접 어린이들을 지도했다.

울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7.24.

체육관에 도착한 양동근은 모비스 유소년 농구팀 저학년부 선수들과 인사를 했다. 다음달 초 원주에서 열리는 KBL총재배 전국 유소년 농구대회에 참가하는 어린이들. 초등학교 2학년 2명을 비롯해 3학년과 4학년이 주축이 됐다. 1주일에 한번 훈련을 하지만 농구 열정만큼은 대단하다.

양동근은 한 어린이를 보면서 "어? 어제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팬행사했잖아. 아저씨 거기서 봤지? 피곤했을 텐데 또 왔네. 잠을 자긴 잤어?"라며 반겼다. 모비스 농구단은 23일부터 24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시즌 회원 캠프를 열었다. 200여명이 참가했는데 한 어린이는 행사 참가후 집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체육관으로 향했다.

양동근은 몇 안되는 프로농구 스타다. 문경은 이상민 우지원 서장훈 현주엽 시절을 거치면서 프로농구는 뒤를 이을 스타를 키워내는데 실패했다. 그나마 프로 12년차, 10년 가까이 정상을 지키고 있는 양동근 정도는 돼야 길거리에서 간혹 사인요청을 받을 정도다. 양동근은 올시즌에 앞서 3년 FA계약을 했다. 첫해 연봉은 7억5000만원. KBL 전체 1위다. 정규리그 MVP 4회, 플레이오프 MVP 3회 등 최다 MVP 수상 위엄. 하지만 어린이들 앞에선 8살 또래 아들을 둔 동네 아저씨였다.

양동근은 맨먼저 어린이들에게 러닝으로 몸을 풀게 했다. 구호도 넣어가며 즐겁게 체육간을 4바퀴 정도 돈 다음 스트레칭, 그리고 맞춤형 레슨 시간을 가졌다. 양동근은 이날 강한 드리블의 중요성과 드리블을 강화시키는 법, 레이업을 수월하게 하는법, 자유투 잘 던지는 법을 가르쳤다.

맨먼저 양손으로 볼을 강하게 튀기는 연습부터 했다. 아직 양손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이지만 벌겋게 얼굴이 상기된 상태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양동근은 "오른손잡이라고 해서 오른손만 사용하면 절대 좋은 농구를 할 수 없어. 알겠지? 왼손연습을 많이 해, 그리고 볼을 튀기면서 시선은 정면을 주시하는 것이 중요해. 그래야 다음 플레이가 가능하지"라며 연습강도를 높여갔다. 둘이서 바라보며 한손 드리블을 하다가 볼을 잡은 뒤 다시 건네는 연습, 시선을 계속 바꾸면서 일정하게 드리블 하는 법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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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게 던져야 블로킹을 피하고, 슈팅 궤적을 좋게 만든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양동근. 동료의 자유투때 박수로 서로를 격려해야 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바로 팀플레이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울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7.24.


강한 드리블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양동근은 낮게 드리블 하던 볼에서 손을 잠시 뗐다. 순간 볼이 용수철처럼 키높이 두배 정도로 퉁 튀어올랐다. 농구 꿈나무들의 입에서 우와 하는 탄성이 쏟아졌다. 양동근은 "이렇게 강하게 볼을 튕겨야 해. 강하게 볼을 튕기며 드리블을 해야 수비수의 손이 들어올 틈이 없고, 좀더 오래 볼을 소유할 수 있어"라고 말했다. 체육관에서든, 공원에서든 농구연습을 할때는 강한 드리블을 잊어선 안된다고 재차 주문했다. 자유투 연습에서는 딱 한가지만 주문했다. '천장을 향해 볼을 쏴라.' 양동근은 "자세는 갈수록 힘이 붙다보면 나아진다. 볼을 높이 힘껏 쏘다보면 나중에 블로킹을 피할 수 있다. 슈팅 궤적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수줍음 많은 어린이들이었지만 "양동근 아저씨에게 농구를 배우니 너무 좋다.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활짝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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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웃음은 부모님들 웃음. 양동근과 함께한 아이들의 표정을 담기에 여념이 없는 부모님들. 박재호 기자

1시간여 진행된 특별수업이 강도높게 진행되다 보니 아이들 얼굴도 상기됐다. 양동근은 물을 마시고 올 시간을 챙겨줬다. 한걸음에 부모님 품으로 달려가 물을 마신 뒤 옷깃을 휘날리며 돌아오는 어린이들. '제2의 양동근' 탄생 여부는 알수 없지만 농구에 대한 애정, 모비스에 대한 결속력은 더 단단해졌다. 최소한 모비스 평생회원 13명은 확보했다. 울산=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사진·영상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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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은 꼼꼼하게 어린 학생들의 자세를 교정해주며 농구를 즐길수 있는 방법을 가르쳤다. 울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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