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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무대에 과감히 도전한다."
지난 2007년부터 신한은행 감독으로 부임, 직전 시즌 우승을 포함해 한국 스포츠 사상 전무했던 통합 6연패를 이끌었던 임 감독은 2013~2014시즌까지 7년간 통산 199승을 기록하며 한국 여자농구 최고의 지도자로 손꼽혔다.
특히 정선민 전주원 하은주 최윤아 등 최고의 선수들을 강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하나로 묶었고 여기에 김단비 김규희 등 신예들을 주전으로 길러내며 '신한은행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임 감독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여자 국가대표 감독도 역임했다. 지난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 8강, 같은 해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 그리고 2009년과 2011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준우승 등을 이끄는 등 국제대회에서도 지도력을 인정받은 것이 이번 중국 진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비록 임 감독은 지난 2년간 야인으로 지냈지만, 그동안 WNBA 연수를 다녀오며 선진농구를 한국 여자농구에 접목하기 위해 애를 썼고 매 시즌 모든 경기를 경기장에서 혹은 방송중계로 직접 챙겨보며 분석하는 등 현장 복귀를 위해 노력했다. 이로 인해 삼성생명과 KDB생명, 신한은행 등 사령탑을 교체한 팀의 감독 하마평에 늘 오르내렸다. 최근 신임 사령탑을 찾고 있는 KB스타즈 감독 최종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음달 체코에서 개최 예정인 전세계 13~18세 여자 유소년 선수 훈련캠프에 지도자로 초청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임 감독은 강한 승부욕으로 인해 현역 시절 심판 판정을 두고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 쓴소리를 마다치 않은 것으로 유명했다. 이 때 형성된 강한 이미지로 인해 알게 모르게 손해를 많이 보기도 했다.
임 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통화에서 "여러 좋은 제의를 받았지만, 가장 나를 필요로 했던 산시팀을 선택하게 됐다"며 "국내를 잠시 떠나는 것이 당연히 아쉽기는 하다. 최초의 감독 200승을 넘어 400승, 500승을 일궈내고 싶지만 2년간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래도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좀 더 큰 무대에서 한국인 감독의 지도력을 인정받고 싶어 과감히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시팀은 중국 국가대표가 3명 정도 있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WNBA 최고 스타 가운데 한 명인 캔디스 파커(LA)를 영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3연패를 했던 산시팀의 영광을 되찾아 오는 것이 첫번째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문규 전 신세계(현 KEB하나은행) 감독이 중국 상하이팀을 이끌고 있기에, 임 감독과의 한국인 사령탑 대결도 다음 시즌 볼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임 감독의 최종 목표는 중국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임 감독은 "중국은 외국인 지도자를 국가대표 감독에 자주 선임하는데, 아직까지 한국인은 없었다. 산시팀을 잘 이끈다면 충분히 기회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은 FIBA(국제농구연맹) 여자농구 세계랭킹 8위이자 아시아 1위의 강팀으로, 만약 임 감독의 목표가 이뤄질 경우 한국 농구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임 감독은 오는 19일 출국, 일찌감치 다음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