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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팁인', 고졸 루키가 KCC를 살렸다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3-27 16:44


2015-201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전주KCC와 고양오리온의 경기가 2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KCC 하승진이 송교창과 94대 88 승리를 확정짓고 환호하고 있다.
전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3.27/

정규리그 우승팀 전주 KCC를 살린 건 막내 송교창(20)이었다.

송교창은 지난해 10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었다. 고려대 문성곤(안양 KGC) 경희대 한희원(인천 전자랜드)에 이어 전체 38명 드래프트 대상자 가운데 3번째로 호명됐다. 고등학교 졸업 선수가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선발된 것은 2005년 미국 폴리고 출신의 한상웅(SK·전체 3순위) 이후 10년 만이었다. KBL 역사로 보면 사상 두 번째로 벌어진 '사건'이었다.

송교창은 2m의 큰 키에 탄력, 기술을 겸비했다. 2015 KBL 총장배 춘계 전국 중고 대회에서 MVP와 득점왕을 휩쓸며 삼일 상고의 우승을 이끈 초고교급 선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추승균 KCC 감독은 "웨이트나 부족한 점이 많다. 당장 이번 시즌 기용하기보다 미래를 보고 뽑았다"고 했다. 또 "96년생이다. 이제 스무 살이다"며 "어린 선수에게 큰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 2군 리그에서 경험을 쌓는 게 우선이다"고 했다.

2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KCC와 고양 오리온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 벼랑 끝에 몰린 KCC는 전반전 한 때 21점 차까지 앞서며 낙승을 눈앞에 뒀다. 안드레 에밋, 전태풍, 하승진이 고르게 터졌다. 하지만 3쿼터 들어 상대의 거센 추격을 허용했다. 선수들은 냉정을 잃고 당황하며 핀치에 몰렸다. 결국 4쿼터 사달이 났다. 시작과 동시에 조 잭슨에게 자유투를 내주면서 70-72로 역전 당했다. 이후 에밋이 공격을 주도해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냉정히 말해 불안했다. 경기는 오리온의 분위기였다.

여기서 고졸 루키 막내가 일을 냈다. 4쿼터 종료 8분26초를 남기고 신명호와 교체돼 경기 막판 결정적인 카운트 펀치를 날렸다. 추승균 감독으로부터 상대 슈터 문태종을 막으라는 지시를 받은 그는 사실 애를 먹었다. 철거머리처럼 달라붙어 외곽슛을 견제했지만, 노련한 문태종은 스크린을 활용해 45도 각도에서 3점슛을 성공했다. 6분7초를 남기고 한 방, 4분 7초전에도 또 한 방을 터뜨렸다.

잠시 의기소침해 있던 송교창. 그러나 기만은 죽지 않았다. 선배들 틈에서 거친 몸싸움을 했고, 리바운드를 따내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팀이 86-84로 근소하게 앞서던 경기 종료 44초전. KCC가 승기를 잡는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KCC 김효범이 던진 2점슛이 림을 맞고 튀어나오자, 자유투 라인 부근에 있던 송교창이 재빨리 달려들어 팁인을 시도한 것. 88-84가 됐다. 의외의 선수에게 의외의 한 방을 맞은 오리온은 동력을 잃었다.

하승진도 승리 후 송교창을 번쩍 들어 고마움을 표시했다. 전태풍도 경기 후 "송교창이 큰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전주=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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