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니갱망] 히든 카드가 되지 못한 KCC 김효범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6-03-23 21:44


KCC 김효범의 3점슛 장면. 좀 더 적극적인 공격이 필요하다. 사진제공=KBL

이 코너는 프로농구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만들었다. 워낙 중요한 경기다. 빛과 그림자가 명확히 갈린다.

'니갱망'이란 단어는 인터넷 상에서 많이 쓰는 단어다. 강을준 감독이 LG 사령탑 시절 작전타임 때 자주 얘기했던 '니가 갱기를 망치고 있어'의 줄임말이다. 최근에는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선수를 지칭하는 단어로 폭 넓게 쓰인다.

패자를 폄훼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승자가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지만, 독자가 궁금한 패자의 변명도 알려주자는 취지다. 플레이오프와 같은 절체절명의 경기에서 주요한 선수의 부진, 찰나의 순간 실수는 패배로 직결된다. 하지만 그들의 실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플레이오프에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할 정도의 선수는 모두가 인정하는 기량과 실력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실수를 교훈삼아, 더욱 분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23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 KCC의 챔프전(7전4선승제) 3차전. '오늘의 니갱망' 주인공은 KCC 김효범이다.

3차전, KCC는 많은 변화를 줬지만, 경기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72대90, 22점 차 대패. 3쿼터 이미 30점 차가 나면서 대세가 완전히 기운 경기였다.

사실 모두 부진했다. 안드레 에밋은 27득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공격 효율성은 많이 떨어졌다. 5개의 실책이 나왔다. 3차전까지 오리온의 중앙 함정수비를 효율적으로 뚫지 못했다. 하승진은 7득점, 15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골밑을 장악하지 못했다. 에밋이 막혔기 때문에 하승진과의 시너지 효과는 전혀 나지 않았다. 전태풍은 10득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2% 부족했다. 김태술은 1분31초밖에 뛰지 않았다.

즉,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KCC의 공수 메커니즘 자체가 완전히 무너졌다. 그 중 가장 아쉬웠던 선수는 김효범이다.

그는 이날 26분40초를 뛰면서, 6득점, 3스틸을 기록했다. 3점슛 2개 외에는 득점이 없었다.


김효범은 KCC의 공수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카드다. 일단 에밋으로부터 파생되는 외곽 공격을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오리온이 하승진에게 더블팀, 에밋에게 중앙 함정수비를 펼치고 있다. 또, 전태풍은 외곽에서 확실히 체크하고 있다. 즉, 파고들 수 있는 열쇠는 김효범이 쥐고 있다. 하지만 이날 3점슛만 6개를 시도, 2개를 성공시켰다. 3점슛 성공률은 괜찮았지만, 2점슛 시도가 없다는 것은 약간의 문제가 있다.

이날 에밋은 공 소유시간을 조금씩 줄였다. 오리온이 에밋에게 함정수비를 파게 되면 당연히 수비 밸런스는 깨질 수 있다. 외곽이 중요한 이유다.

전태풍이 마크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효범에게 찬스가 오면 내외곽에서 효율적인 공격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에밋의 함정수비나 하승진의 더블팀에 대한 오리온의 수비가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가 운동능력이 준수하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

수비에서도 KCC는 미스매치가 많다. 게다가 에너지 레벨도 떨어진다. 김효범은 최대한 그 간극을 줄여야 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하지만, 2차전 뿐만 아니라 3차전에서도 허일영에서 쉬운 백도어 골밑 슛을 허용했다. 물론 헤인즈의 스크린이 좋았고, 오리온의 정교한 패턴 플레이에 KCC의 수비 조직력의 약점이 드러난 부분이기도 했다.

2, 3차전 KCC는 연속 대패를 당했다. 가장 기본적으로 에밋의 경기 지배력이 떨어진 부분이 가장 크다. 하지만, 에밋에 대한 오리온의 견고한 수비에 균열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외곽의 움직임이 확실히 중요하다. 김효범 뿐만 아니라 김태술 등이 선전해야 하는 이유. 김효범은 "정말 이기고 싶었는데, 안타깝다"고 짧은 말을 했다. KCC 선수들은 24일 자체적인 팀 미팅을 통해 챔프전에 대한 의지를 다지려고 한다. 고양=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