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4강행 KGC "KCC 나와라"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3-02 21:10


서울 삼성과 안양 KGC의 2015-2016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이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KGC가 승리하며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경기가 종료되자 이정현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실내체=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3.02/

'전주 KCC 이지스 나와라!'

안양 KGC가 우여곡절 끝에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KGC는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이정현의 극적인 결승골로 85대83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KGC는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만들며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KGC를 정규리그 1위 KCC가 기다리고 있다.

KGC를 들었다놨다 한 로드

KGC 2연승 후 삼성의 추격. 4차전은 안봐도 뻔했다. 팽팽한 경기 흐름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결국 경기는 계속 박빙으로 진행되다,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앞선 KGC가 이겼다.

큰 변수가 있었다. KGC 센터 찰스 로드다. 로드는 2쿼터 중반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에 걸리고 말았다. 3차전에도 3쿼터 4반칙하며 경기를 어렵게 한 장본인. 이날 경기도 1쿼터 2개의 파울을 범하더니 2쿼터 수비시 공이 없는 공격수를 건드리며 쓸 데 없는 파울을 했다. 여기에 공격 상황에서 문태영을 머리로 들이받아 4번째 반칙을 저지르고 말았다.

2쿼터 뒤지던 삼성이 로드가 빠진 후 무섭게 추격을 해 그의 속을 타게 했다. 동료 마리오 리틀이 고감도 3점슛을 터뜨려주고 삼성이 실책으로 자멸한 덕분이지, 하마터면 경기 분위기가 삼성쪽으로 넘어갈 뻔 했다. 3쿼터도 마찬가지. 로드가 없자 삼성 에릭 와이즈가 골밑을 놀이터처럼 신나게 점령했다.

그런데 깜짝 반전이 일어났다. 3쿼터 파울을 하지 않고 잘 버틴 로드가 4쿼터 확 달라진 모습으로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기 때문. 승부처였던 4쿼터에만 8득점을 몰아쳤다. 상대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공격 세례도 파울 없이 잘 막아냈다. 라틀리프가 영리하지 못했다. 파울이 걱정될 로드를 상대로 골밑에서 몸싸움을 더 하지 못하고, 어려운 골밑슛을 고집하며 득점을 쌓지 못했다.

로드는 경기 종료 1분46초를 남긴 83-81 상황서 5반칙을 당했는데, 그나마 로드가 잘 버텨준 덕분에 KGC에 막판 승리 기회가 올 수 있었다.


KGC는 17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한 로드 뿐 아니라 결승골 포함, 승부처마다 외곽슛을 터뜨려준 에이스 이정현이 24득점으로 간판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4강전 체력 걱정 없는 KGC

KGC와 KCC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오는 7일 열린다. KGC는 4차전 승리로 4일의 휴식을 벌었다.

만약 KGC가 4차전을 패하고, 5차전에서 승리했다면 4강 1차전까지 이틀의 휴식밖에 얻지 못한다.

"4강 3연승"을 김승기 감독이 외쳤던 이유는 휴식 때문. 6일의 휴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4일을 쉬게 됐다. 선수들이 체력을 회복하기 충분한 시간이다.

김 감독은 "4일이면 충분하다"고 말하며 "프로 선수가 체력 핑계를 댈 수는 없다. 5차전까지 가고 4강에 갔어도 체력 핑계는 대지 않으려 했다"고 말하면서도 "선수들 체력이 떨어지면 부상 위험도가 커지기에 일찍 끝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KCC로는 아쉬움의 입맛을 다질 수 밖에. 어느 팀이 올라오든 5차전 혈투를 치렀으면 그만큼 단기전 승부를 유리하게 끌고갈 수 있었다.


잠실실내=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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