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일승 감독이 말한 '문태종 22분 출전론', 그 이유는?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9-30 10:02


오리온 문태종의 수비 장면. 사진제공=KBL



"22분이 딱 좋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의 대답은 의외였다. 29일 울산 모비스전을 앞둔 오리온 라커룸.

문태종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그는 올 시즌 7경기에서 32분2초를 뛰고 있다. 17득점, 5.3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그는 올해 한국나이로 41세다. 1975년 생이다. 선수로서는 '환갑'이 지난 나이다.

올 시즌 오리온 유니폼을 입었다. FA로 풀린 그는 LG와 협상이 결렬됐고, 결국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둥지를 옮겼다. 오리온이 문태종을 영입한 이유는 명확하다.

한마디로 '우승 청부사' 역할이다. 그의 경쟁력은 여전하다. 그의 슈팅 테크닉은 여전히 특급이다. 정확한 외곽슛 뿐만 아니라 수비가 붙었을 때 스크린을 이용하거나 스텝 백 3점포를 터뜨린다.

문제는 체력이다. 지난 시즌에도 국가대표로 차출, 아시안게임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던 문태종은 결국 체력적 부담때문에 정규리그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체력 조절을 위한 출전시간 배분이 그만큼 중요하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도 이 점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현 시점에서 문태종의 출전시간은 많은 편이다.


추 감독은 연승 중일 때 "문태종의 출전시간이 많은 것이 걸린다. 하지만 시즌 초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희생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리온은 이승현이 대표팀 차출로 인해 빠져 있다. 2라운드부터 돌아온다.

추 감독은 면밀하게 문태종의 출전시간을 체크하고 있다. '팀이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 문태종의 출전시간은 얼마 정도가 적당한가'라고 묻자 곧바로 "22분 정도"라고 정확한 답변이 돌아왔다.

예상 외였다. 보통 이런 질문이 나오면 '20분 내외' 혹은 '30분 안팎' 등 약간 추상적인 답변이 돌아온다. 하지만 추 감독은 정확하게 분 단위 시간까지 못 박았다.

이유가 있었다. 추 감독은 "연습경기와 프로-아마 최강전을 통해 체크해 봤다. 20분 약간 넘긴 시간, 즉 22분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다. 그 이상이 되면 수비에서 약점이 미세하게 보인다"고 했다.

이 뿐만 아니었다. 그는 "여러가지 방식으로 출전시간을 실험해 봤다. 예를 들어 특정 경기에서는 한 쿼터를 통째로 뛰게하고, 다음 쿼터를 쉬게하기도 하고, 때로는 매 쿼터 고른 시간을 뛰게 했다"고 말한 뒤 "한 쿼터를 통째로 뛰면 역시 쿼터 마지막에 발이 약간씩 끌린다"고 했다. '발이 끌린다'는 의미는 수비 시 공격자를 따라가기 버겁다는 의미다. 이런 과정 속에서 추 감독은 문태종의 출전시간을 구체적으로 도출했다. 22분, 매쿼터 골고루 뛰게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 이승현이 돌아오는 2라운드. 포워드진의 교체가 원활해지는 시기부터 '문태종 활용법'은 작동될 가능성이 높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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