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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동부의 성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변수는 많다.
윤호영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있다. 올 시즌에도 완전치 않다. 동부는 김주성과 윤호영, 그리고 로드 벤슨의 '동부 산성'이 주축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는 단신 외국인 선수 라샤드 제임스다. 중요한 시점에서 외곽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어줘야 하는 역할이 있다.
제임스의 경우 3라운드까지 벤슨과 출전시간을 나눠가져야 한다. 1라운드까지 윤호영이 나오지 못하고, 김주성이 몸상태 역시 그렇게 좋지 않다. 때문에 벤슨의 의존도가 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4라운드부터는 6쿼터로 확대(2, 3쿼터에만 2명 동시 출전)되는데, 역시 출전시간에 제한이 있다. 따라서 동부의 성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결정적 변수가 되기에는 2% 부족하다.
동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외곽의 득점, 리딩 지원이다.
동부는 두경민과 허 웅을 중용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뛰어난 슈팅능력과 함께 과감한 돌파능력을 갖춘 두 선수. 게다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상대를 압박하는 능력도 상당하다.
12일 모비스와의 개막전에서 두 선수는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그 중 눈여겨 봐야 할 선수는 허 웅이다.
승부처인 3쿼터에만 10점을 폭발, 사실상 모비스의 추격을 완벽히 저지했다. 과정 자체가 매우 훌륭했다.
모비스가 끈질기게 쫓아오는 절묘한 시점에서 미드 레인지 점프슛을 폭발시켰다. 스크린을 받은 뒤, 그대로 슈팅을 때렸는데 이 과정에서 허 웅은 매우 침착하면서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상대 빈 곳을 찔러들어가는 골밑돌파도 곁들였다. 강한 수비력을 지닌 허 웅이 득점에도 가세하면서 동부의 상승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허 웅은 코트에서 약간 급했다. 강한 수비력을 지녔지만, 공격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하는 능력이 모자랐다.
하지만 지난 시즌 챔프전과 올해 U 대표팀을 거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이 역력하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배가되면서, 코트에서 여유가 보인다. 게다가 스크린을 받은 뒤 쏘는 슛의 정확도가 매우 좋아졌다.
예전 양동근이나 여자프로농구의 박혜진도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치다가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뒤 더욱 자신감을 얻은 사례가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모은 자리에서도 자신의 기량이 떨어질 게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허 웅도 이런 케이스다.
문제는 꾸준함이다. 강한 수비력을 지녔기 때문에 한 경기에서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공격력이 꾸준하지 않으면 특급 선수로 성장하긴 어렵다.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허 웅은 동생인 연세대 허 훈의 활약에 관중석에서 매우 기뻐했다. 그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번에는 형 차례다. 과연 '형보다 나은 아우가 없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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