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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별분석] 메시의 결정적 테크니컬 파울, 승패를 갈랐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3-14 17:59


리바운드 다툼 장면. 사진제공=KBL

승부는 원점이다. 오리온스가 결국 6강 시리즈를 5차전까지 끌고 갔다

오리온스는 14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6강(5전3선승제) 5차전에서 LG를 77대63으로 대파했다.

트로이 길렌워터(21득점, 5리바운드), 리오 라이온스(12득점 8리바운드)가 맹활약했고, 이승현도 13득점, 7리바운드를 올렸다. LG는 데이본 제퍼슨(17득점, 7리바운드)과 김종규(16득점, 11리바운드)만이 고군분투했다.

5차전은 1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1쿼터=스타팅 멤버 리오 라이온스

플레이오프 6강전을 '길렌워터 시리즈'로 만들고 있는 오리온스 외국인 선수 트로이 길렌워터. 하지만, 오리온스는 리오 라이온스를 스타팅 멤버로 기용했다.

경기 전 LG 김 진 감독이 해석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번째는 3차전의 약간의 불미스러운 일 때문이다. 라이온스는 3쿼터 짧은 출전시간 때문에 3쿼터 종료 후 벤치 옆에서 불만을 표출하며 라커룸으로 들어가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절체절명의 플레이오프 경기가 한창 중인 가운데 선수가 그런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프로답지 못한 짓이다. 하지만 길렌워터와 라이온스라는 에이스급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오리온스에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부작용이기도 했다.


또 하나는 길렌워터의 체력이다. 두 팀은 3차전에서 혈투를 벌였다. 4쿼터 승부처에서 길렌워터의 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라이온스를 효율적으로 쓸 수밖에 없다.

라이온스는 기본적으로 의욕적이었다. 5득점을 기록했다. LG 제퍼슨은 영리했다. 1쿼터 중반까지 포인트포워드의 역할을 했다.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김종규의 더 정확한 메이드(7개 시도 3개 성공)가 있었다면, 제퍼슨의 어시스트 갯수는 더 올라갈 수 있었다.

14-14 동점 상황. 1쿼터 남은 시간은 1분36초. 벤치에서 길렌워터가 나왔다. 오리온스가 기선을 잡기 시작했다. 한호빈의 완벽한 패스를 잡은 뒤 골밑슛. 2차례의 골밑슛을 성공시킨 뒤 자유투 1개까지 얻어냈다. 결국 21-16, 오리온스의 5점 차 리드.

2쿼터=오리온스 3점포 딜레마

정규리그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두 팀 맞대결에서 스탯은 오리온스의 3점슛 성공률이었다. 무려 50.5%. 6강 1차전 직전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LG의 외곽수비는 끈기가 부족하다"고 했다.

LG가 외곽수비에 약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수비 로테이션이 원활하지 않다. 이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약간 복합적이다. 로테이션 수비는 원천은 집중력과 정신력이다. 이 부분이 플레이오프에서는 자연스럽게 강화된다. 즉, LG의 외곽 로테이션은 좀 더 타이트해질 것이라 부분이다. 실제 그랬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여전히 LG는 로테이션 수비가 좋지 않다. 문태종 김영환 등 발이 느린 선수들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즉, 오리온스 입장에서는 정규리그 때보다 좀 더 예리한 패스게임이 필요했다. 즉, 좀 더 완벽한 찬스를 만드는 '+1 패스' 개념이 탑재되어야 했다. 추 감독이 "외곽공격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이다.

사실 이 부분에서도 오리온스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럴 수 있는 팀워크가 2% 부족했다. 결국 1차전 32%, 2차전 36%, 3차전 25% 등 3점슛 야투율은 정규리그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4차전까지 흘러왔다. 2쿼터에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내외곽을 휘젓는 김동욱과 이승현의 활발한 공격 움직임이었다. 결국 LG 외곽 수비 시스템이 일순간 흐트러졌다. 2쿼터 6분39초를 남기고 이승현의 3점포와 이현민의 3점포가 연달아 터진 이유다. 5분여를 남기고 제퍼슨 대신 메시가 등장했다. 허일영의 3점포까지 폭발했다. 점수 차는 순식간에 34-23, 오리온스의 11점 차 리드.

오리온스가 완벽히 분위기를 잡은 모습. 문제는 이 지점이다. 오리온스는 3차전에서도 4쿼터 중반 10점 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제퍼슨이 퇴장당한 이후 두 차례의 결정적 패스미스로 LG에게 속공을 허용,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2쿼터 4분을 남긴 상황에서, LG는 총체적 난국처럼 보였다. 특히 외곽 수비 조직력은 급격히 와해됐다. 수비폭이 좁은 메시가 나왔기 때문에 LG 입장에서는 외곽 수비를 더욱 강화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3점슛 결정력이 부족했다. 결국 문태종의 자유투 1득점, 이지운의 3점포, 김영환의 2득점을 연달아 허용하며 결국 35-30, 5점 차 리드한 채 전반전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김동욱의 골밑 돌파에 의한 반칙이 바스켓카운트가 되지 못하고, 일반 파울로 지적되는 불운도 있었다. 즉, 오리온스는 완벽하게 경기를 리드할 수 있는 황금같은 찬스를 공격 집중력 부족으로 날렸다. 리드를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오리온스. 반면 LG의 경우 제퍼슨과 김종규의 체력조절을 해주면서 5점차까지 추격한 성과가 있었다.

3쿼터=떨어진 제퍼슨의 체력

초반 LG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제퍼슨의 깨끗한 미드 레인지 점퍼와 김시래의 자유투 1득점이 보태졌다. 33-35, LG는 2점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LG의 심리적 우위는 오래가지 않았다.

오리온스의 확실한 무기, 길렌워터의 골밑공략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길렌워터가 골밑에서 제퍼슨의 반칙을 유도하며 바스켓 카운트를 얻었다.

이지운의 3점포로 41-40까지 LG가 추격하자, 또 다시 길렌워터가 제퍼슨을 앞에 두고 바스켓 카운트, 3점 플레이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각성한' 라이온스가 교체돼 코트에 들어왔다.

이때 제퍼슨은 체력적 부담이 있어 보였다. 이전 공격에서 미드 레인지 점프슛의 정확하지 않았고, 극심한 견제 속에서 골밑슛도 실패했다. 라이온스는 또 한차례의 저돌적인 돌파로 제퍼슨의 수비를 뚫었다. 이어 3점포까지 작렬시켰다.결국 LG 벤치에서는 제퍼슨을 불러들이고 다시 크리스 메시를 투입했다.

메시가 들어오면 LG는 외곽 수비에 아무래도 더욱 많은 약점을 보인다. 메시의 수비폭이 좁기 때문에 상대의 스크린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 이 틈을 김동욱과 이승현이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LG는 유병훈이 교체됐지만, 오히려 쓸데없는 파울과 3점슛 에어볼을 날렸다. 문태종의 몇 차례 슛 역시 계속 림을 외면했다. 결국 3쿼터 종료 1분11초를 남기고 허일영의 3점포가 터졌다. 58-46, 12점차까지 스코어가 벌어졌다.

4쿼터=

4쿼터 메시가 먼저 나왔다. LG 벤치의 의도는 제퍼슨의 4쿼터 폭발력에 초점을 맞춘 용병술.

9~11점 차의 오리온스 리드가 4쿼터 중반까지 이어졌다. 이 상황에서 LG가 8점 이내로 스코어 차를 줄일 경우 충분히 해볼 만했다. 3차전 리드를 지키지 못했던 오리온스가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런데 돌발변수가 터졌다. 길렌워터를 수비하던 메시가 골밑에서 파울을 저질렀다. 이때 메시는 과격한 제스처로 판정에 불만을 표시했고, 테크니컬 파울로 5반칙 퇴장을 당했다. 메시의 한 순간의 실수가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놨다. 사실상 LG의 추격 의지를 꺾는 장면.

길렌워터는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성공시켰고, 허일영은 테크니컬 파울로 얻은 자유투도 넣었다. 공격권까지 가진 오리온스는 이현민의 2득점까지 터졌다. 남은 시간은 4분48초, 70-56, 14점차까지 오리온스가 리드했다.

제퍼슨이 나왔지만, 효율성은 높지 않았다. 제퍼슨이 뚫으면 길렌워터가 골밑 플레이로 응수했다. 시간은 계속 흐르기 시작했다. 스코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LG 벤치에서는 김종규를 불러들였다. 5차전을 대비한다는 의미였다. 고양=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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