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KB스타즈, 어느 팀의 '절실함'이 더 크나?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03-12 13:46


◇지난달 25일 청주체육관서 열린 KB스타즈와 신한은행의 경기에서 KB스타즈 강아정(왼쪽)과 신한은행 김단비가 볼을 다투고 있다. 사진제공=WKBL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는 말이 있다. 모든 일에는 사연이 있다는 뜻이다.

그런 면에서 15일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만날 신한은행과 KB스타즈는 참 많은 사연을 가진 팀들의 대결이라 더욱 관심이 간다. 그만큼 두 팀 모두 승리가 간절하다.

국내외 프로스포츠에서 유례가 없는 통합 6연패를 구가하던 신한은행은 지난 2012~2013시즌에 만년 꼴찌팀 우리은행의 대반란에 의해 '레알 신한'의 왕조가 붕괴됐다. 이후 올 시즌까지 3년 연속 정규시즌 2위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신한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임달식 감독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이번 시즌을 준비하다 퇴임을 강요당했고, 급하게 정인교 감독 체제가 들어서면서 시즌 내내 고생을 해야 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선발한 브릴랜드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2라운드 픽 선수인 크리스마스로 사실상 시즌 절반을 치러낸 것이나, 주전 가드 최윤아의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김규희 윤미지 등 백업 가드를 번갈아가며 써야 했기에 더욱 쉽지 않은 한 시즌이었다. 여기에 시즌 중후반에 접어들었을 때 KDB생명과 2대2 트레이드를 단행, 조은주를 내주고 신정자를 받아들이며 어렵게 손발을 다시 맞춰야 하는 우여곡절까지 겪어야 했다. 그래도 6연패를 일구면서 만들어진 선수들의 개인기량과 자존심으로 버텨냈다. 정규리그 2위를 확정지은 후 정 감독이 "올 시즌 부정적이고 곱지 않은 시선을 이겨내고 그래도 2위를 지켜냈다는 것이 다행이다"라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을 정도였다.

어쨌든 신한은행으로선 3년만의 왕위 탈환을 위해선 첫번째 플레이오프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사실 신한은행이 우리은행과의 맞대결에서 초반 3연패를 당했을 때까지만 해도 챔피언 결정전 무용론까지 나올 정도였다. 해보나 마나 똑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신한은행 선수들은 마음가짐을 다잡고 맞대결 4차전과 5차전을 내리 이기며 시즌 상대전적을 3승4패로 끝냈다. 챔프전에 가서도 지난 시즌처럼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KB스타즈는 어쩌면 챔프전 진출이 더욱 간절하다. KB스타즈의 지난 1963년 창단돼 벌써 50년이 넘는 팀으로, 실업농구 시절 우승을 밥먹듯 하는 명문 구단이었다. 하지만 1998년 여자 프로농구가 출범한 이후 단 한번도 챔프전 타이틀을 가져가지 못했다. 현재 6개팀 가운데 유일하게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하며 이젠 한이 될 정도다. 챔프전 준우승만 2차례 있는 것이 고작이다.

그래도 올 시즌은 첫 우승에 도전하는 최고의 기회라 할 수 있다. 챔프전에서 기다리고 있는 우리은행을 상대해 3연승을 거두는 등 맞대결 성적 3승4패의 호각지세였던 것. 그러면서 KB스타즈 선수들은 우리은행전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5차전과 6차전은 16~19점차의 압승을 거둘 정도로 외곽포에 관해선 우리은행을 압도했다.

하지만 KB스타즈에게 우승 도전의 가장 큰 벽은 신한은행이다. 시즌 상대전적에서 2승5패로 뒤지는데다, 열성적인 팬들의 응원으로 인해 어드밴티지를 안고 싸우는 홈 청주체육관에서 4번 만나 모두 지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신한은행전에선 왠지 주눅이 드는 플레이가 문제로 지적된다. 이를 빨리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플레이오프 승리가 절실하다.

각자의 절실함이 과연 승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5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펼쳐지는 1차전에 이어 17일 청주체육관에서 2차전이 열리고, 1승1패로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경우 18일 도원체육관에서 최종 3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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