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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는 말이 있다. 모든 일에는 사연이 있다는 뜻이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선발한 브릴랜드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2라운드 픽 선수인 크리스마스로 사실상 시즌 절반을 치러낸 것이나, 주전 가드 최윤아의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김규희 윤미지 등 백업 가드를 번갈아가며 써야 했기에 더욱 쉽지 않은 한 시즌이었다. 여기에 시즌 중후반에 접어들었을 때 KDB생명과 2대2 트레이드를 단행, 조은주를 내주고 신정자를 받아들이며 어렵게 손발을 다시 맞춰야 하는 우여곡절까지 겪어야 했다. 그래도 6연패를 일구면서 만들어진 선수들의 개인기량과 자존심으로 버텨냈다. 정규리그 2위를 확정지은 후 정 감독이 "올 시즌 부정적이고 곱지 않은 시선을 이겨내고 그래도 2위를 지켜냈다는 것이 다행이다"라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을 정도였다.
어쨌든 신한은행으로선 3년만의 왕위 탈환을 위해선 첫번째 플레이오프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사실 신한은행이 우리은행과의 맞대결에서 초반 3연패를 당했을 때까지만 해도 챔피언 결정전 무용론까지 나올 정도였다. 해보나 마나 똑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신한은행 선수들은 마음가짐을 다잡고 맞대결 4차전과 5차전을 내리 이기며 시즌 상대전적을 3승4패로 끝냈다. 챔프전에 가서도 지난 시즌처럼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그래도 올 시즌은 첫 우승에 도전하는 최고의 기회라 할 수 있다. 챔프전에서 기다리고 있는 우리은행을 상대해 3연승을 거두는 등 맞대결 성적 3승4패의 호각지세였던 것. 그러면서 KB스타즈 선수들은 우리은행전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5차전과 6차전은 16~19점차의 압승을 거둘 정도로 외곽포에 관해선 우리은행을 압도했다.
하지만 KB스타즈에게 우승 도전의 가장 큰 벽은 신한은행이다. 시즌 상대전적에서 2승5패로 뒤지는데다, 열성적인 팬들의 응원으로 인해 어드밴티지를 안고 싸우는 홈 청주체육관에서 4번 만나 모두 지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신한은행전에선 왠지 주눅이 드는 플레이가 문제로 지적된다. 이를 빨리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플레이오프 승리가 절실하다.
각자의 절실함이 과연 승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5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펼쳐지는 1차전에 이어 17일 청주체육관에서 2차전이 열리고, 1승1패로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경우 18일 도원체육관에서 최종 3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