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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우리은행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올 시즌 성공률 높은 외곽포를 기록하고 있던 가드 이승아가 직전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본인은 괜찮다며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아예 숙소에 머물게 하고 체육관에 데리고 오지도 않았다. 경기 전 위 감독은 "챔피언 결정전과 같은 중요한 경기도 아닌데다 기록 달성을 위해 굳이 무리하게 기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기록을 이어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연 선수 보호라는 얘기였다.
삼성은 3라운드에서 우리은행에 25점차 대패를 당한 이후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선발 라인업에 허윤자 커리 배혜윤 등 빅맨을 3명이나 배치했고 이후 켈리와 김계령 등을 번갈아 투입하며 리바운드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애를 썼다. 또 평소보다 많은 11명을 기용하며 체력전으로 맞섰다. 이승아의 공백으로 선수 기용폭이 떨어지는 우리은행의 약점을 공략한 작전이었다.
4쿼터 초반 분위기는 삼성이 다시 가져갔다. 켈리의 높이를 앞세워 연속 4득점을 했다. 여기서 다시 휴스턴과 임영희가 가세했고 끝까지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경기 종료 29초를 남기고 사샤 굿렛이 자유투 1개밖에 넣지 못하며 63-62로 근소하게 앞서는데 그쳤다. 하지만 삼성은 마지막 공격에서 커리가 골밑을 파고들다 공을 놓쳤고 이것이 우리은행으로 넘어가면서 결국 다잡은 대어를 놓쳤다. 우리은행 임영희는 무려 26득점을 올리며 팀의 대기록 달성을 자축했다.
용인=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