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삼성 끝내 잡아내고 16연승 대기록 달성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4-12-24 20:58



우리은행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우리은행은 24일 용인실내체육관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 프로농구' 삼성 블루밍스와의 경기에서 65대62로 승리, 올 시즌 개막 후 단 한번도 패하지 않고 16연승을 달렸다. 이는 단일시즌에서 최고 기록임은 물론 역대로 따져도 최다 연승 신기록이다. 공교롭게 이 부문 신기록을 함께 가지고 있던 삼성(2003 여름시즌 개막 15연승 달성)을 꺾은 것이기에 그 의미는 더 컸다. 우리은행은 이제 신한은행이 2008~2009시즌에 올린 한 시즌 최다인 19연승에 도전하게 됐다.

대기록 달성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자신들이 세운 기록을 깨트리려는 상대팀을 쉽게 놓아둘 삼성도 아니었다.

우리은행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올 시즌 성공률 높은 외곽포를 기록하고 있던 가드 이승아가 직전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본인은 괜찮다며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아예 숙소에 머물게 하고 체육관에 데리고 오지도 않았다. 경기 전 위 감독은 "챔피언 결정전과 같은 중요한 경기도 아닌데다 기록 달성을 위해 굳이 무리하게 기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기록을 이어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연 선수 보호라는 얘기였다.

삼성은 3라운드에서 우리은행에 25점차 대패를 당한 이후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선발 라인업에 허윤자 커리 배혜윤 등 빅맨을 3명이나 배치했고 이후 켈리와 김계령 등을 번갈아 투입하며 리바운드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애를 썼다. 또 평소보다 많은 11명을 기용하며 체력전으로 맞섰다. 이승아의 공백으로 선수 기용폭이 떨어지는 우리은행의 약점을 공략한 작전이었다.

이는 경기 막판까지 초접전을 펼칠 수 있는 힘이 됐다. 삼성은 전반에 리바운드에서 18-12로 앞서며 경기 스코어도 36-33으로 앞섰다. 이어 삼성은 3쿼터에 우리은행을 4분 가까이 무득점으로 묶고 44-35, 9점차까지 점수를 벌리며 승리에 가까워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골밑이 부진했지만 우리은행에는 주 득점원인 임영희와 샤데 휴스턴이 있었다. 우리은행은 임영희가 자유투 2개와 3점포로 단숨에 5득점을 했고 이어 휴스턴이 연속으로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3쿼터를 48-48 동점으로 만들어냈다.

4쿼터 초반 분위기는 삼성이 다시 가져갔다. 켈리의 높이를 앞세워 연속 4득점을 했다. 여기서 다시 휴스턴과 임영희가 가세했고 끝까지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경기 종료 29초를 남기고 사샤 굿렛이 자유투 1개밖에 넣지 못하며 63-62로 근소하게 앞서는데 그쳤다. 하지만 삼성은 마지막 공격에서 커리가 골밑을 파고들다 공을 놓쳤고 이것이 우리은행으로 넘어가면서 결국 다잡은 대어를 놓쳤다. 우리은행 임영희는 무려 26득점을 올리며 팀의 대기록 달성을 자축했다.
용인=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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