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유재학 감독, 이대성 카드 어떻게 쓸까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12-22 08:53


모비스 유재학 감독. 사진제공=KBL

모비스 이대성. 사진제공=KBL

드디어 돌아왔다. 모비스 이대성이 21일 울산에서 열린 KCC와의 경기 2쿼터에 등장했다.

무려 10개월 만의 복귀다. 그는 올해 2월 KGC전에서 덩크슛 이후 착지 도중 왼쪽 발목을 다쳤다. 예상보다 심각했다. 성치 않은 몸으로 챔프전 출전을 강행했다. 진통제를 먹었다. 우승반지를 차지했다. 하지만 부상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발목 주위의 인대와 근육이 다 나은 뒤 뼛조각이 발견됐다. 뼛조각 제거를 했고, 결국 우여곡절 끝에 21일 복귀할 수 있었다.

모비스는 22승6패로 선두다. 매우 강하다. 이대성의 복귀는 큰 의미를 지닌다.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단 격이 될 수 있다.

이유가 있다. 1m93의 대형 포인트가드 이대성은 국내에서 흔치 않은 공격 테크닉을 지닌 선수다. 게다가 발이 빠르고 하드웨어가 좋다. 때문에 강한 수비력도 갖추고 있다. 가드 뿐만 아니라 웬만한 포워드들도 막을 수 있다. 유 감독은 그의 공격보다는 수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대성이 복귀전을 치른 뒤 유 감독은 "몸은 예상보다 괜찮았다. 아직 완전치 않기 때문에 2~3 경기 테스트를 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대성이 복귀하면 기본적으로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양동근의 체력부담과 함께 상대 에이스를 마크할 수 있는 카드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여러가지 다양한 옵션이 있다. 일단 양동근과 이대성이 앞선에 선다면, 리그 최고의 외곽 수비를 가질 수 있다 1대1 대인방어로 이들을 뚫을 수 있는 팀은 거의 없다. 게다가 벤치 멤버도 더욱 풍부해진다. 그동안 모비스는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였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일단 함지훈이 좀 더 많은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문제였다. 함지훈의 슛 결정력이 떨어지면서, 문태영과 공존이 쉽지 않아졌다. 두 선수가 함께 뛰면 골밑이 강화되는 시너지 효과는 미미한 대신, 트랜지션이나 외곽 수비에 세밀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또 하나는 2번 수비에 대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양동근의 부담이 가중됐다는 점이다.

물론 모비스는 박구영 전준범 송창용 등 좋은 벤치 멤버들이 있다. 실제 그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모비스 선두 도약의 밑거름이 됐다. 그러나 SK, 오리온스, 동부 등 상위권 팀을 만날 때 승부처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준 것도 사실이다. 결국 이대성의 복귀는 모비스의 팀 전력 자체가 더욱 안정적으로 변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맞춤형 전술에 능한 유재학 감독이 쓸 수 있는 용병술의 옵션이 많이 늘어난다는 이점이 있다. 이대성은 가드 뿐만 아니라 포워드도 수비할 수 있는 폭넓은 수비폭을 지녔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이대성의 활용에 대해 "일단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 공수에서 변화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이 부분은 중요한 대목이다.

모비스는 SK와 오리온스 등과 대결할 때 정면대결에서 밀리는 모습들이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풍부한 포워드진이다. 결국 이대성을 언제,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경기력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이 부분은 모비스의 플레이오프 전략과 긴밀한 연관성을 가진다.

최근 2시즌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모비스. 핵심 원동력 중 하나는 시즌 중 플레이오프를 대비하는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이다. 정규리그 동안 테스트와 변화를 시도했고, 결국 성공했다.

문태영과 함지훈의 공존을 성공시킨 2012~2013 시즌. SK를 챔프전에서 잡아냈고, 제퍼슨과 문태종을 견제하기 위한 수비 조직력을 다졌던 지난 시즌 LG와의 혈투 끝에 우승반지를 거머쥐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모비스와 함께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SK, 오리온스, 동부 등을 대비할 것이다. 그 준비에는 이대성 카드를 어떻게 쓰느냐가 핵심이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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