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 발걸음을 돌리신 팬 여러분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17일 인천 도원체육관. 신한은행의 이번 시즌 첫 홈경기다. 상대는 공동 2위 KB스타즈. 팽팽한 승부가 예상됐다. 그래서인지 경기 시작 한참 전부터 구름관중이 도원체육관으로 몰렸다. 만원관중은 당연한 일. 심지어 표를 구하지 못해 경기장 앞까지 왔다가 아쉽게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경기장 주변은 경찰까지 동원돼 교통이 통제됐다.
흔한 개막전 풍경이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날 경기에 신한은행 프런트와 선수단은 비장한 각오로 임했다. 프로 출범 때부터 연고지였던 안산을 떠나 이번 시즌 새롭게 인천에 둥지를 튼 신한은행이 홈팬 앞에 처음 선을 보이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
무엇보다 새로운 연고지 인천 홈팬들의 관심이 중요했다. 신한은행은 전 연고지였던 안산에서 무려 '통합 6연패'의 업적을 이뤄냈다. 당연히 '안산'의 색깔이 강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건 모두 '지난 이야기'일 뿐이다. 이제부터는 새롭게 '인천 신한은행'으로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야만 한다.
그래서 첫 홈 개막전의 중요성은 그 어느 경기보다 중요했다. 다행히 인천 팬들은 새로 도원체육관에 둥지를 튼 신한은행 선수들을 따뜻하게 맞아줬다. 경기장을 가득 채웠을 뿐만 아니라 열광적인 응원으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아줬다. 어디에서도 '새 연고지에서의 첫 홈 경기'라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오랜 홈팬들의 따뜻한 응원과 전혀 다를 바 없었다.
다행히 신한은행은 첫 단추를 잘 꿰었다. KB스타즈와의 홈개막전에서 전반에 10점차까지 뒤졌으나 3쿼터부터 최윤아, 김단비 등 간판선수들이 뒷심을 발휘한 덕분에 62대57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인기 대폭발 속에 짜릿한 역전승. '인천 신한은행의 첫 단추'는 잘 꿰어졌다. 이제 남은 숙제는 인천 홈팬들에게 '우승'을 선물하는 것 뿐이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