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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4승(8패)이다. 하지만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KGC는 9일 창원 원정 경기에서 LG 세이커스를 꺾었다. 시즌 첫 2연승. 이동남 감독대행이 지난 시즌 막판부터 팀을 이끌었는데, 감독대행 부임 후 첫 연승이기도 했다. 또, 이번 시즌 원정경기 첫 승이기도 했다. 지난 2월 14일 SK 나이츠전 이후 원정 8연패 늪에 빠져 있었다. 선수들이 원정만 가면 위축이 되는 원인이었다.
이 감독대행은 시즌 첫 연승을 거뒀어도 크게 들뜨지 않았다. 강팀 SK와 LG를 꺾은 결과이기에 감독 입장에서 기쁠 수도 있겠지만, 그는 "다음 경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그 생각만 든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연승을 거둬서가 아니라, 공-수 모두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에 짜임새가 붙었고 자신감이 찬 모습이었다. 때문에, 향후 경기도 충분히 기대해볼 만 하다. 하지만 이 감독대행은 "내 지휘 방식이나,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해 쉽게 얘기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말하며 "한 경기, 한 경기 치를수록 엄청난 것들을 배우는 기분이다. 나는 아직도 배울게 너무 많다. 나도, 선수들도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라고 말했다. 1라운드를 지나, 2라운드를 치르는 소감을 묻자 "1라운드 때는 정말 정신이 없었다. 2라운드에 들어서는 선수들을 투입하고, 쉬어주는 부분이 조금 더 유연해진 것 같다"라고 자체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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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를 이끄는 선수들은 역시 국가대표 3총사다. 주장 양희종을 비롯해, 조기 전역의 행운을 얻은 오세근, 가드 박찬희가 그 주인공이다. 이 감독대행은 "세 선수에게 너무 고마운 마음"이라고 했다. 2011~2012 시즌 선수와 코치로 감동적인 우승을 차지했던 네 사람의 인연이다.
단순히 이름값이 있고, 농구를 잘해 감독대행이 이들을 예쁘다고 하는게 아니다. 칭찬을 들을 만한 모범적인 역할을 한다.
먼저, 양희종은 아시안게임 출전 이후 몸이 만신창이가 됐다. 특히, 발목에 무리가 갔다.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 수술을 하기에는 팀 타격이 너무 크고 당분간 쉬며 재활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팀이 지난 5일 모비스 피버스전에서 충격적인 대역전패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 양희종이 경기 출전을 자청했다. 풀타임으로 뛸 수는 없지만 승부처에 꼭 투입시켜달라고 이 감독대행에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렇게 양희종이 투혼을 발휘한 후 KGC는 2연승을 달렸다.
오세근도 마찬가지. 아시안게임 이후 조기 전역을 했지만 발목, 무릎, 허리 등 아픈 곳 천지였다. 장기적 관점에서 몸상태를 100%로 만들고 투입되는게 맞았다. 이 감독대행도 무리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오세근이 "뛰겠다"라고 자청했다. 이 감독대행은 "왜 오세근, 오세근 하는줄 아는가. 눈에 보이는 공격이나 화려한 플레이가 중요한게 아니다. 정말 농구 센스가 훌륭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수비 움직임이 최고다. 그 미세한 움직임이 상대 공격 흐름을 완전히 바꾼다"라고 살명했다.
박찬희는 시즌 초반 책임감이 너무 커 부진했다. 포인트가드로 팀 공격을 조율해야 하는데, 사실 박찬희의 경우 정통 포인트가드 스타일이 아니다. 강력한 수비와 빠른 속공이 강점인 선수. 의무감 때문에 다른 옷을 입으려 하니 이도저도 아닌 플레이가 나왔다. 하지만 노력으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있다. 이 감독대행은 "사람들이 찬희를 '슛 없는 가드'라고 하지 않느냐. 찬희는 매일같이 혼자 체육관에 올라가 새벽까지 슛을 던진다. 심지어 원정 경기를 치르고 버스를 타고 와 새벽에 도착을 해도 슛을 던지고 잔다. 나는 찬희가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