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모비스, 전준범-송창용 성장에 웃는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10-13 16:11


고양 오리온스와 울산 모비스의 2013-2014 프로농구 경기가 31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오리온스 장재석과 모비스 전준범이 리바운드 다툼을 벌이고 있다.
고양=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2.31/

뿌리가 깊은 나무는 큰 바람이 불어도 쉽게 흔들리거나 넘어지지 않는다.

남자 프로농구 사상 첫 챔피언 3연패를 노리는 울산 모비스도 그렇다. 부상에서 회복한 포워드들의 전력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시즌 초반. 주전 가드 양동근은 아시안게임 후유증으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고, 유재학 감독 마저 대표팀을 지휘하느라 소속팀을 잘 돌보지 못했다. "아직 나도 낯설다"고 한다. 여러모로 2014~2015시즌 초반은 모비스에게 시련의 시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모비스는 이런 위기를 꽤 건실히 버티고 있다. 시즌 초반 2경기에서 1승1패.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이자 챔피언전 파트너였던 창원 LG 와의 개막전 리턴매치에서는 73대74, 1점 차이로 아쉽게 졌지만, 안양 KGC는 84대74로 꺾었다. 경기 내용이 들쭉날쭉하지도 않았다. 큰 점수차로 앞서던 KGC전 후반에 잠시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졌지만,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특히 최근의 모비스에서는 기량이 일취월장한 식스맨 포워드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부상과 재활 여파로 아직 전력이 완전하지 않은 함지훈과 박종천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송창용과 전준범이 한층 진화한 기량을 선보이며 그 틈을 메워준 덕분.


지난 2월 6일 2013~2014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리바운드를 따내는 송창용. 원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송창용은 LG전에서 팀내 가장 많은 15득점을 했다. 30여분을 뛰며 코트를 분주히 뛰어다녔다. 팀의 1점차 패배에도 불구하고 꽤 돋보인 활약이다. 전준범도 이에 못지 않은 활약을 했다. KGC전에 28분여간 나와 12득점(3점슛 2개) 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했다. 식스맨으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확실히 이 두 선수의 움직임은 이전에 비해 달라졌다. 유 감독 역시 12일 KGC전 승리 후 "전준범이 업그레이드됐다"는 칭찬을 할 정도. 이들은 유 감독과 양동근이 대표팀에 빠져있는 동안 큰 경험을 했다. 8월 대만에서 열린 윌리엄존스컵 국제농구대회에 참가해 팀의 주축으로 뛰며 우승을 이끌었던 것. 수비와 팀 전술 이해도, 그리고 공격적인 성향까지 이 대회를 통해 한층 발전시킬 수 있었다.

전준범과 송창용은 아직 젊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또 현재의 모비스에서 이들은 꽤 많은 출전기회를 얻을 것이 분명하다. 결국 이 시기가 전준범과 송창용에게는 마음껏 기량을 풀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 이들이 잠재력을 마음껏 뿜어내게 되는 건 분명 모비스에게도 이익이다. 전술에 따라 두 선수를 번갈아 기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층이 두터워지는 효과다. 과연 이들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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