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남녀농구 동반 우승, 기쁨 잠시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4-10-05 17:50


3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농구 남자 결승 한국과 이란의 경기가 열렸다. 이란에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김주성이 유재학 감독과 기뻐하고 있다.
인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10.03.

한국 남녀농구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첫 동반 금메달을 땄다. 유재학 감독이 이끈 남자대표팀은 아시아 최강 이란을 결승전에서 79대77로 제압, 2002년 부산대회 이후 12년 만에 우승했다. 위성우 감독이 지휘한 여자대표팀은 중국을 70대64로 꺾고 1994년 히로시마대회 이후 20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첫 남녀 동반 우승 호재

남녀농구 첫 동반 아시안게임 우승은 국내 농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농구팬들의 관심을 유발할 수 있다. 남자농구는 11일 2014~2015시즌을 개막한다. 여자농구는 다음달 1일 새 시즌을 시작한다. 남자대표 선수들은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극적으로 제압했고, 결승전에서 하다디와 바라미가 버티고 있는 이란까지 극적으로 제압했다. 둘다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명승부였다.
3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농구 남자 결승 한국과 이란의 경기가 열렸다. 이란에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양동근과 김주성이 기뻐하고 있다.
인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10.03.
특히 이란전에선 2분여를 남기고 5점차로 끌려가다 양동근의 3점슛과 김종규의 바스켓 카운트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문태종은 살떨리는 자유투를 성공(4개 중 3개)시켰고, 수비에선 몸을 던져 재역전을 막아냈다.

팬들은 모처럼 농구의 매력에 푹 빠져들 수 있었다. 여자농구의 감동도 남자농구 못지 않았다. 준결승전에서 난적 일본을 제압했고, 결승전에서 중국과 접전 끝에 4쿼터에 따돌렸다.

세대교체

하지만 여자 대표팀의 베테랑 신정자 임영희 이미선 등은 이번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남자 대표팀에선 김주성이 마지막이라고 한다. 최고령자 문태종(38)의 경우도 다음 대회를 기약할 수 없다. 양동근(33)에게 계속 기대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이 베테랑들의 활약은 매우 컸다. 중요한 순간,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플레이를 했다. 양동근의 이란전 3점슛과 이미선의 중국전 가로채기가 그랬다. 문태종의 3점슛은 영양가가 만점이었다.

하지만 이들에게 계속 국가대표팀을 맡길 수 없다. 나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인위적인 세대교체는 고려하지 말아야 한다. 후배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와야 한다. 그래야만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가능하다.


전임 감독과 외국인 선수 귀화 문제

한국 남녀농구는 아시안게임과 비슷한 시기에 열렸던 스페인 농구월드컵과 터키 세계선수권대회 전패를 당했다. 남자 농구는 5전 전패, 여자 농구는 3전 전패를 기록했다. 여자대표팀은 아시안게임과 겹치는 바람에 세계선수권에 베스트멤버를 내보지 못했다. 여자대표팀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상대한 일본과 중국은 베스트 선수들은 아니었다.

현실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아시안게임 동반 우승은 축하 박수를 받을만했다. 하지만 한국 남녀농구가 아직 세계 수준과 제법 격차가 있다는 걸 직시해야 한다.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
3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농구 남자 결승 한국과 이란의 경기가 열렸다. 여자 농국국가대표팀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 등 선수단이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인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10.03.
해 앞으로 더 체계적인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현재 대표 선수 중에서 개인기로 한 명을 제칠 만한 선수가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선수의 개인기 부분은 성인 지도자가 손을 댈 수가 없는 부분이다. 이걸 바로 잡기 위해선 체계적으로 장기 계획을 세워서 어릴 때부터 선수를 길러내야 한다. 이를 위해 유 감독은 성인 아래 대표팀에 전임 대표팀 감독을 두자는 제안을 했다.

또 이번 대회을 앞두고 추진하다 물거품이 됐던 외국인 선수 대표팀 귀화 문제도 세계적인 추세임을 감안해서 면밀하게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큰 대회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추진할 게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다시 시도해야 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