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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7~8명으로 시즌을 치렀다. 플레이오프 땐 가용인원이 늘어나 위안이 된다."
사실 KT의 경기력은 기복이 심했다. 조성민과 앤서니 리처드슨이라는 확실한 득점원을 앞세워 신바람을 내기도 했지만, 상대의 집중견제가 시작된 뒤론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즌 최다연승이 4연승에 불과했다. 분위기를 타다가도 기복 있는 플레이로 분위기를 오래 끌고가지 못했다.
게다가 시즌 도중 오리온스와 단행한 4대4 트레이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트레이드에 포함된 김도수의 도핑테스트 양성반응으로 후폭풍이 거셌다.
하지만 KT는 조용히 칼을 갈았다. 지난 9일 LG와 정규리그 최종전을 치른 뒤 전창진 감독은 "정규리그 54경기는 선수들이 정말 잘 해줬다. 내 생갭다 너무 잘했다. 올시즌은 희노애락이 많았던 것 같다. 생갭다 많이 떨어지는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팀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올시즌을 돌이켜봤다.
그는 "우리가 리빌딩도 안 된 팀이고, 지난해와 크게 변화가 없는 팀이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변화를 꾀하려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KT에게 대형 트레이드는 단시간에 팀을 바꿀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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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전 감독은 "우리 팀 농구가 쉬운 농구가 아니었던 것 같다. 전태풍은 우리 팀 안에 다 들어오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본인이 갖고 있다"며 전태풍에 대한 여전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김승원도 체중을 6~7㎏ 정도 감량했다. 트레이너를 붙여서 밤낮으로 운동했다. 오늘 써봤는데 처음 왔을 때보다 정말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김승원은 시즌 최종전에서 30분을 뛰면서 11득점 5리바운드로 분전했다. 예전보다 날렵해진 몸에 슛의 비거리가 확실히 늘어난 모습이었다.
여기에 시즌 막판 대체 외국인선수로 영입한 후안 파틸로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날 30분을 뛰면서 KBL 복귀 후 최다인 20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기간 과부하가 걸린 아이라 클라크의 부담을 덜어줄 키플레이어다. 플레이오프 때 파틸로가 확실히 공격을 풀어준다면, KT엔 숨통이 트이게 된다.
사실 올시즌 KT는 조성민의 팀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팀들이 '조성민만 막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달려들었다. 조성민 외에 득점원이 분산돼야만 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끝없이 해법을 찾아왔다.
만약 전태풍이 살아나고, 파틸로가 클라크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면. 그리고 김종범 김승원 등 새로운 옵션들이 역할을 해준다면, 이 고민은 해결된다. 정규리그와 비교할 수 없는 경기력이 나올 수 있다.
전 감독은
"그동안 7~8명으로 시즌을 치렀는데 플레이오프에선 가용인원도 늘어날 것 같아 위안이 된다. 분위기가 막판에 좋아진 것 같다"며 "상대가 우리보다 한 수 위인데, 빠른 농구하는 전자랜드를 잘 대비해 좋은 경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KT는 9일 LG와의 최종전에서도 전자랜드를 대비한 공수 패턴을 시험하는 등 플레이오프 대비에 집중했다. 전날인 8일 진행된 훈련에서도 오로지 전자랜드전 필승법을 찾는 모습이었다. 스스로 한 수 아래라고 몸을 낮추는 KT 전창진 감독, 과연 플레이오프에서 대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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