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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 유재학 감독도 막지 못한 LG의 신바람이었다.
결국, 유재학 감독의 승부수가 통하지 않았다. 유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LG는 빠른 공격과 외곽 3점포가 무서운 팀이다. 주득점원 데이본 제퍼슨의 수비도 신경을 써야 하겠지만 외곽 수비를 신경쓰기 위해 제퍼슨을 집중수비하는 것을 자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제퍼슨에게 줄 점수는 주더라도 다른 토종 선수들의 득점을 막아 상대 득점을 최소화 하겠다는 의도였다.
제퍼슨은 국내 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중 1대1 공격 등 기량만 놓고 보면 최고 수준의 선수. 자신보다 키가 큰 로드 벤슨과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상대로도 자유자재로 공격을 했다. LG 김 진 감독은 1쿼터부터 극단적인 전술을 사용했다. 나머지 4명의 선수는 모두 외곽으로 빠지고 계속해서 제퍼슨의 1대1 공격을 주문했다. 유 감독은 공언한대로 제퍼슨에 대한 더블팀 없이 1대1 수비만을 지시했다. 실점을 해도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했다.
모비스는 이날 공격에서도 많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평소 선수 한두명에 의존하지 않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루트로 득점을 만들어온 유 감독의 전술이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유독 단순했다. 집요하게 상대 골밑을 노렸지만 번번이 공격에 실패했다. 문태영의 1대1 개인기에 의한 득점 말고는 다른 공격루트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점수차가 벌어지며 모비스 선수들의 자신감 없는 슛이 이어졌다.
물론, 모비스도 챔피언팀으로서의 끈질긴 모습을 보여줬다. 4쿼터 종료 2분30여초를 남기고 20점이 넘는 점수차에서 10점차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눈에 보이는 점수는 10점이지만 4점차까지 패해도 괜찮았기에 끝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차분하게 경기를 마무리한 LG의 경기력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울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