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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위 결정전 만큼이나 중요한 경기였다. 하지만 허무하게 끝났다. 양팀의 승부는 2쿼터 일찌감치 판가름이 났다. 전자랜드 유도한 감독이 지략 대결에서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에게 완승을 거둔 경기였다.
경기 초반부터 전자랜드의 페이스가 좋았다. 리카르도 포웰과 정영삼이 20점을 합작하는 등 21-11로 앞서나갔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승부는 2쿼터에서 완전히 갈렸다. 전자랜드가 파놓은 함정에 오리온스는 계속해서 빠지고 말았다. 약점이 오히려 함정이 되고 말았다.
경기 전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우리는 높이가 약점인 팀"이라며 높이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오리온스는 높이가 리그에서 가장 좋은 팀 중 하나. 하지만 이를 역으로 이용했다. 오리온스는 자신들이 유리한 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2쿼터 경기가 정확히 5분이 지난 시점.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작전타임을 걸어 승부수를 띄웠다. 이현민-성재준-김도수-장재석-윌리엄스의 라인업을 가동했다. 정상적인 공격을 하겠다는 의도의 라인업. 하지만 이번엔 윌리엄스와 이현호가 맞대결을 하게 되는 상황에서 윌리엄스에게 1대1 공격이 이어졌다. 연속 2번의 공격이 실패하며 맥이 빠졌다. 전자랜드의 강력한 수비를 높이의 이점을 갖고도 전혀 뚫어내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오리온스 선수들이 공격에서 자신감을 갖지 못한 것과 전자랜드가 선수를 고루 돌려가며 숨막히는 수비를 펼친 것이 합해져 처참한 결과가 나오게 됐다. 2쿼터 종료 후 스코어는 41-21. 이미 경기가 전자랜드쪽으로 기운 상황이었다. 2쿼터 종료 직전 터진 로드의 화려한 탭 덩크는 승리의 자축포였다. 오리온스는 2쿼터 종료 직전 마지막 공격을 앞두고 작전타임을 걸어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전자랜드가 순간적으로 사용한 지역방어에 허둥대며 제대로 된 공격도 해보지 못했다.
오리온스는 4쿼터 중반부터 맹추격에 나섰지만, 이미 점수차가 너무 벌어져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자랜드는 경기 막판 10점이 넘는 리드에도 불구하고 압박수비를 펼치며 실책을 유발하는 등 상대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놨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