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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풍-김동욱 살아나자 오리온스 살아났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12-08 17:48


고양 오리온스와 울산 모비스의 2013-2014 프로농구 경기가 8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오리온스 전태풍이 모비스 전준범의 수비를 제치며 중거리슛을 시도하고 있다.
고양=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2.08/

팀의 주포들이 살아나자 경기력이 확 달라졌다. 오리온스가 모비스의 단독 선두 등극을 망치며 2연패를 끊어냈다.

오리온스는 8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45득점을 합작한 팀의 간판 전태풍과 김동욱의 활약을 앞세워 82대72로 승리를 거뒀다. 오리온스는 이날 승리로 2연패에서 탈출하며 다시 중위권 경쟁에 불을 지폈다. 반면, 모비스는 단독선두로 등극할 기회를 놓치고 3위에 머물고 말았다. 이날 양팀의 경기 전 창원에서 열린 LG-SK전에서 LG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SK와 함께 16승7패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모비스가 승리했다면 16승6패로 승률상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는데, 이 경기 패배로 15승7패가 되고 말았다.

전태풍과 김동욱이 팀을 들었다놨다 한 경기였다. 이날 경기에서 전태풍의 슛감이 유독 좋았다. 올시즌 들어 슈팅가드로 출전하는 경기가 늘어나고 출전 시간이 예년에 비해 줄어들며 활약이 저조했던 전태풍이지만 이날만큼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리딩을 한호빈, 이현민에게 맡기고 외곽에서 득점을 쌓는데 주력했다. 3점슛 5개를 던져 모두 성공시켰다. 특히, 슛 미스 하나로 승리가 날아갈 수 있는 4쿼터 긴박한 상황에서 2개의 3점슛을 대담하게 던져 성공시켰다. 그만큼 자신의 슛감이 좋다는 것을 증명하는 슈팅이었다. 그렇게 혼자 30점을 폭발시켰다. 한 번에 동료의 득점으로 연결되는 킬패스도 간간이 선보이며 오랜만에 전태풍다운 농구를 선보였다.


고양 오리온스와 울산 모비스의 2013-2014 프로농구 경기가 8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오리온스 김동욱이 모비스 밴슨의 수비를 제치며 중거리슛을 시도하고 있다.
고양=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2.08/
김동욱에게도 의미있는 승리였다. 김동욱은 지난 6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선배 김승현과의 욕설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르며 마음고생을 했다. 경기 전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분명히 잘못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동욱이가 심리적으로 위축될까 걱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김동욱은 위축이 되기 보다는 코트에서 플레이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한 발 더 뛰었다. 15득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 고비처 외곽슛을 터뜨려줬고 평소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리바운드 등 수비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이 눈에 역력했다. 포인트 포워드라는 별명답게 2대2 플레이를 통한 어시스트 능력은 어디가지 않았다. 김동욱은 고비였던 상위권 팀 모비스전에서 건재함을 알리며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사실 오리온스는 3쿼터 위기를 맞기도 했다. 10여점차로 앞서던 3쿼터 중반 공-수에서 선수들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한순간에 역전을 허용했다. 특히, 공격에서 전태풍의 어이없는 실책과 김동욱의 무리한 공격이 나온게 악영향을 미쳤다. SK전 오심사태 이후 경기 중반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기 패턴이 그대로 재현되는 듯 했다. 하지만 전태풍과 김동욱이 4쿼터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렇게 값진 승리의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창원에서는 LG가 SK에 69대62로 승리했다. 원주에서는 삼성이 연장 접전 끝에 동부를 88대85로 물리쳤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모스 영입 이후 2연승을 달린 동부는 아쉽게 3연패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고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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