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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2012-201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의 경기가 열렸다. 66대53으로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과 주장 임영희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용인=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3.19. |
우리은행의 우승 뒤에는 독특한 준비 과정이 크게 한 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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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2012-201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의 경기가 열렸다. 66대53으로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용인=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3.19. |
위 감독은 1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삼성생명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뒤 "이제와서 털어놓는다"며 그간 시행했던 특색있는 준비과정을 상세히 밝혔다. 가장 먼저 털어놓은 것은 그간 우리은행 선수들이 스포츠심리학 전문가로부터 심리 상담을 받아왔다는 것. 정규시즌 때는 물론,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서는 3주 동안 매주 1~2회씩 선수들에게 심리 상담을 하도록했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도 점점 이런 추세가 늘어나고 있는데 프로야구 한화는 지난 2012시즌을 앞두고 프로야구 최초로 '경기력 향상 코치'라는 명목으로 스포츠 심리상담 전문가를 코치로 채용했다.
그런데 우리은행도 이를 실시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는 전주원 코치가 매개체가 됐다. 위 감독은 "전 코치 남편의 소개로 스포츠심리학 박사님께 선수들의 심리 상담을 의뢰했다. 나 역시도 이 상담에 참여했다. 해보니 마음도 편해지고 참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는 뜻이다.
위 감독은 "박사님이 선수들을 전부 상담한 뒤 개인별 장단점을 분석하셨는데, 그간 내가 선수들과 겪어보며 파악한 바와 거의 90% 일치했다. 이를 토대로 개별 선수의 특성에 맞는 지도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전같은 연습경기, 시작은 스피커 응원부터
심리 상담 외에 또 하나 우리은행이 시행한 독특한 준비법은 바로 '스피커로 응원곡 틀어놓고 연습하기'였다. 이건 챔피언결정전을 대비한 특별 처방이었다. 큰 경기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은행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같은 큰 무대에서 동요해 스스로 무너질 것을 우려해 코칭스태프가 짜낸 아이디어다. 챔프전이 열리는 경기장 분위기와 똑같이 만들어 선수들이 익숙해지도록 한 것이었다.
위 감독은 "챔프전을 앞두고 가장 고민했던 게 바로 우리 선수들의 경험부족이었다"며 이런 방법을 쓴 이유를 말했다. 이는 박성배 코치의 제안으로 이뤄진 방법인데, 때마침 위 감독도 이 방안을 구상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심전심'인 셈이다.
팀 자체 연습경기를 할 때나 아니면 남자 고교팀을 초청해 경기를 할 때 일부러 체육관이 떠나갈 듯 스피커로 크게 응원곡을 틀어놨다고 한다. 우리은행의 공식 응원곡이나 가요 등 진짜 경기장에서 쓰이는 응원용 음악을 틀었다.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이 결정된 후에는 삼성생명의 공식 응원곡도 사용했다. 심지어 원정경기를 치르기에 앞서 18일에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훈련을 하는 동안 삼성생명 응원곡을 크게 틀어놨다.
앞서 말했듯, '실제 경기장과 똑같이 만들기'가 기준이었다. 관중의 함성이 없이 응원곡만 틀어놨는데도, 코트 밖에서 위 감독이 소리쳐 지시하는 사항이 선수들에게 잘 안들릴 정도였다고 한다.
'설마 그게 효과가 있었겠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효과는 만점짜리였다. 위 감독은 "선수들이 지난 15일 1차전을 치르고 난 뒤에 하나도 안 떨렸다고 하더라.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실제 경기장 환경과 비슷하게 맞추고 연습경기를 하니까 동요가 적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선수들이 낯설어하지 않고, 긴장하지 않는 것만 해도 전력에는 큰 보탬이 되는 법이다. 이렇듯 우리은행이 7년 만에 왕좌에 오르기까지는 남다른 준비가 있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