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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카스토. 그 녀석 참…"
이런 유 감독의 작전 변경은 결국 멋들어지게 맞아 떨어졌다. 카스토가 다시 팀 승리의 주역으로 우뚝 서기 시작한 것이다. 카스토는 17일 인천 KCC전에서 23득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팀의 77대55 승리를 주도했다. 23득점은 이번 시즌 카스토의 한 경기 최다득점이었고, 11리바운드도 시즌 두 번째 경기였던 지난해 10월 14일 KGC전에 이은 한 경기 최다 타이 기록이다.
때마침 이날은 카스토의 생일이었다. 유 감독은 그간 출전 시간이 적었던 카스토가 생일날 만큼은 마음껏 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때마침 포근한 휴일 낮을 맞이해 이날 인천 삼산체육관에는 8000명이 넘는 관중이 운집했다. 마치 플레이오프를 연상케 하는 들끓는 분위기는 카스토로 하여금 '생일 파티'의 기분을 만끽하게 해줬다.
유 감독은 "여전히 2위에 대한 목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4강 플레이오프 직행권이 걸린 2위 탈환을 위해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의 존립여부마저 불투명했던 전자랜드를 이만큼까지 이끌고 온 것은 유 감독의 이렇듯 확고한 목표의식이 선수들에게 뚜렷이 각인된 덕분이다. 더불어 외국인 선수의 부진마저 기다려주고 품에 끌어안은 배려심도 큰 몫을 했다. 유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주고 있다. 카스토도 분명 앞으로 더욱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며 변치않는 신뢰감을 표현하고 있다. 전자랜드의 분투가 어떤 결실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