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신인 김현수, 1군 데뷔전서 전창진 감독 살렸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11-01 21:06


KT 김현수(왼쪽)와 전자랜드 강 혁이 1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양팀의 경기 도중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KBL

22분28초 출전, 10득점(3점슛 2개) 3어시스트 3스틸. 웬만한 팀 주전급 포인트가드의 한 경기 성적. 이 기록을 세운 선수는 다름 아닌 1군 경기에 첫 출전한 무명의 신인가드였다. KT 신인 김현수가 전창진 감독을 살렸다.

KT는 1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선두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4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이날 KT 승리의 중심에는 김현수와 중앙대 동기로 같이 KT에 입단한 신인센터 장재석(7득점 7리바운드)이 있었다.

특히 김현수의 활약이 빛났다. 김현수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1군에 처음 등록됐다. 동기 장재석이 드래프트 1순위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김현수는 2라운드 3순위로 뽑혔다. 중앙대 동기 5명 중 가장 낮은 순위.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전 감독은 김현수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날 경기 스타팅 멤버로 선택했을 만큼 기대가 컸다. 김현수는 전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1군 무대가 별거냐는 듯 종횡무진 코트를 누볐다. 패싱 센스가 뛰어났다. 낮고 빠른 드리블도 안정적이었고 외곽슛 능력도 갖춘 모습이었다. KT에 가장 필요했던 부분이 채워지는 순간. KT는 개막 후 1승6패의 참혹한 성적을 거두는 동안 포인트가드 자리가 가장 큰 문제였다. 새로 영입된 김현중이 새 팀에 전혀 적응하지 못했고, 신인 김명진 역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부족해 전 감독 특유의 패스 위주 조직력 농구가 실종됐다. 하지만 김현수가 투입되자 공이 돌기 시작했고 그동안 경기에서와는 다르게 선수들이 손쉽게 득점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김현수의 활약은 전 감독을 웃게할 수밖에 없다. 전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LG에서 김현중을 영입하기 위해 국가대표 출신 포워드 김영환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그만큼 김현중의 능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부진에 전 감독도 더이상 버티지 못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2군으로 내려보냈다. 김현중 없이 이날 경기에서 패배,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면 전 감독으로서는 상상하기도 싫은 상황이 연출될 뻔했다. 김현수가 전 감독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한편, 원주치악체육관에서는 유니폼을 바꿔입은 이승준-동준 형제가 첫 맞대결을 펼쳤다. 삼성에서 뛰던 이승준이 동부로 팀을 옮기고 그 자리를 동생인 이동준을 메운 후 가진 첫 경기이기 때문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결과는 동생의 판정승. 득점에서는 15득점한 이승준이 13득점에 그친 이동준에 앞섰지만 삼성이 동부를 71대69로 물리쳤다. 이동준이 돋보인 부분은 리바운드와 수비. 특히 리바운드 싸움에서 7대5로 형에 앞섰다. 팀 플레이에서 훨씬 성숙한 모습이었다. 이승준은 득점은 많았지만 아직까지 공-수 모두에서 팀 플레이에 전혀 녹아들지 못하며 팀의 패배를 바라봐야 했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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