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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분28초 출전, 10득점(3점슛 2개) 3어시스트 3스틸. 웬만한 팀 주전급 포인트가드의 한 경기 성적. 이 기록을 세운 선수는 다름 아닌 1군 경기에 첫 출전한 무명의 신인가드였다. KT 신인 김현수가 전창진 감독을 살렸다.
하지만 전 감독은 김현수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날 경기 스타팅 멤버로 선택했을 만큼 기대가 컸다. 김현수는 전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1군 무대가 별거냐는 듯 종횡무진 코트를 누볐다. 패싱 센스가 뛰어났다. 낮고 빠른 드리블도 안정적이었고 외곽슛 능력도 갖춘 모습이었다. KT에 가장 필요했던 부분이 채워지는 순간. KT는 개막 후 1승6패의 참혹한 성적을 거두는 동안 포인트가드 자리가 가장 큰 문제였다. 새로 영입된 김현중이 새 팀에 전혀 적응하지 못했고, 신인 김명진 역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부족해 전 감독 특유의 패스 위주 조직력 농구가 실종됐다. 하지만 김현수가 투입되자 공이 돌기 시작했고 그동안 경기에서와는 다르게 선수들이 손쉽게 득점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김현수의 활약은 전 감독을 웃게할 수밖에 없다. 전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LG에서 김현중을 영입하기 위해 국가대표 출신 포워드 김영환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그만큼 김현중의 능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부진에 전 감독도 더이상 버티지 못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2군으로 내려보냈다. 김현중 없이 이날 경기에서 패배,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면 전 감독으로서는 상상하기도 싫은 상황이 연출될 뻔했다. 김현수가 전 감독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