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감독 "긴장 늦추면 '역시 SK'란 말 나온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2-10-23 19:04


"개막 후 연승? 긴장 늦추면 또다시 추락이다."

프로농구 시즌이 시작되면 항상 나오는 말이 있다. '스타군단' SK에겐 매년 "올해는 다르다"는 말이 붙는다. 바로 옆에 홈구장이 있는 프로야구의 LG와 비슷하다. 매시즌 초반 선전으로 돌풍을 일으키다가도 어느샌가 속절없이 추락할 때도 많다.

SK 문경은 감독은 이런 오명을 떨쳐내기 위해 비시즌 내내 이를 갈았다. 지난 시즌엔 감독대행 꼬리표가 있었지만, 이젠 이마저도 떼어냈다. 선수단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본인부터 지난해보다 강해졌다. 강공 드라이브다.

개막 후 SK는 승승장구했다. 전자랜드와의 개막전에서 1점차로 석패했지만, 이후 동부-삼성-모비스를 연달아 잡아냈다. 특히 지난 시즌 최강이었던 동부와 우승후보로 꼽히는 모비스를 잡아내며 단순한 이변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어느새 4연승이 눈앞이다.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도 기대를 걸고 있을 터. 하지만 SK에 과거와 같은 들뜬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23일 오리온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만난 문 감독은 "지난 2009~2010시즌에도 개막 후 4연승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추락이 시작됐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오늘 오리온스에게 지거나 다음 KT전에서 지면 '역시 SK'란 말이 나올 것"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선수단 분위기는 분명 좋다고 했다. 하지만 문 감독부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문 감독은 "개막 후 3승1패면 어느 팀이나 분위기가 좋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조심스럽다. 주변에서 잘한다는 소리를 많이 해주시는데 고마운 게 사실이다. 그래도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모비스전에서 준비를 했다. 아무리 고참이라도 코트에서 어슬렁 거리는 모습이 보이면 바로 잡아내 혼내려 했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그런 모습이 하나도 보이지 않더라"며 웃었다.

문 감독은 현재 기세를 이어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우리 팀이 잘하기 보다는 다른 팀이 정비가 덜 돼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기회를 이어가야 한다. 찬물을 끼얹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엔 정말 다르다'는 SK가 과연 3년 만에 개막 4연승과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잠실학생=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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