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 전창진 감독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2-04-04 14:22


전창진 KT 감독이 3년 재계약에 성공한 뒤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예고해 귀추가 주목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프로농구 사령탑 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전창진 KT 감독이 3년 연임에 성공했다.

전 감독의 재계약 사실이 발표된 것은 2일. 당초 예상보다 일사분란한 마무리였다.

4강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올시즌을 마감한 전 감독은 지난달 24일 4강 최종전을 끝냈을 때까지만 해도 당분간 쉬고 싶다는 여운만 남겼다.

하지만 2일부터 1주일간 예정됐던 재계약 협상기간 첫 날부에 당장 결과가 나왔다. 다소 난항이 있을 것이란 당초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어떤 일이 있었을까. '명장' 전 감독의 재계약 과정 뒷이야기와 향후 전망을 살펴봤다.

전창진, 벌써 KT에 마음굳혔다

전 감독은 3일 필리핀으로 휴가를 떠나기에 앞서 "KT에 남기로 결심한 것은 오래 전부터였다"고 고백했다. 전 감독이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통보를 받은 것은 3월초 6강 PO를 시작하기 전이다. 당시 전 감독은 마음고생이 너무 심했던데다, 타팀의 러브콜이 있는 터라 갈등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권사일 단장이 전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전 감독은 "단장님이 프로농구판의 생리를 깊게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감독인 나의 마음을 전적으로 헤아려주셨다. 의리를 버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구단이 진심으로 남아있어주길 바란다는 속뜻을 감지한 전 감독은 4강 PO에 들어갈 때부터 외부 러브콜에 귀를 닫았다. 여기에 계약서에 당장 사인하도록 만든 것은 KT의 통큰 투자였다. 전 감독은 재계약 결심을 굳혔지만 후배 김승기-손규완 코치에 대한 처우가 미흡할 경우 KT를 포기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전 감독이 원하는 연봉 요구안을 제시하기 전에 구단이 먼저 30% 인상안을 내밀었다. 전 감독도 내심 놀랐다. 코치들에 대한 예우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보여준 KT의 성의에 전 감독은 '밀당(밀고 당기기)'을 할 필요가 없었다.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 예고

전 감독의 3년 연임 성사. 여기까지는 일사분란이다. 하지만 앞으로 KT 선수단에는 적잖은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전 감독은 재계약 포부로 "그동안 KT에서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지난 3년이 밭을 일군 시기였다면 새로운 3년은 전 감독의 특유의 우승 제조 능력을 가동할 시기다. 전 감독은 선수단에 대한 대수술을 예고했다. 전 감독이 KT에 부임(2009년)한 이후 트레이드 등을 통해 보강된 선수는 표명일과 박성운 정도다. 나머지 조성민 박상오 송영진 조동현 등은 기존 멤버들로, 전 감독이 더 가다듬어 강팀 전력으로 만들어놓은 핵심 선수들이다. 인위적인 선수단 개편을 자제했던 전 감독은 이제 노선을 변경할 듯하다. 전 감독은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은 물론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단의 체질을 크게 바꿔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전 감독은 "포스트 자원과 포인트가드 보강이 시급하지만 모든 포지션 가리지 않고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선언했다. 지난 3년 연속 4강 PO에 실패하면서 기존 자원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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