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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은 찾았다. 코트에는 한명 뿐이지만, 둘 이상의 효과가 나고 있다.
팀의 중심이었던 이동준이 돌아오면서 상승세의 오리온스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 했다. 하지만 이동준이 없는 동안 팀은 김동욱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하나부터 열까지 패턴 플레이가 모두 바뀐 것은 물론, 이동준의 롤 역시 다소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공백을 메운 최진수와 활동반경 및 역할이 다시 겹치게 됐다. 시즌 초반의 모습으로 돌아간 듯 했다.
최진수는 이동준이 자리를 비운 사이 성장했다. 분명한 사실이다. 또한 김동욱 영입 후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왔다. 이런 최진수를 이동준의 백업으로 내린다거나, 1라운드처럼 어울리지 않는 3번 포지션을 맡게할 수는 없었다. 추 감독은 "머리가 아프다"는 말 하나로 이 문제를 요약해왔다.
이는 '채찍 효과'와도 같다. 미국에서 NCAA를 경험하고 온 최진수의 잠재력을 한껏 폭발시키기 위함이다. 최진수는 국내 유턴 과정에서 드래프트 시기를 놓쳐 1년 이상을 쉬었다. 추 감독이 "아직 성장중"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보여줄 게 한참 더 남았다는 생각. 추 감독은 올스타브레이크 전 마지막 경기였던 23일 SK전 승리 이후 강한 어조로 "수비가 안되는 선수는 경기에 뛸 수 없다. 진수가 그런 모습을 보여 동준이를 투입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FA를 앞둔 이동준은 줄어든 출전시간에도 임팩트 있는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인사이드에서 밀리지 않는 힘을 바탕으로 추 감독이 원하는 수비를 해주면서 득점에도 가담하고 있다. 바뀐 패턴 플레이에도 능숙히 적응한 상태다.
그렇다고 최진수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 벤치에 앉아있다 나온 최진수는 완전히 달라진 플레이를 펼쳐 추 감독을 흡족케 했다. 23일 SK전서도 이동준의 5반칙 퇴장 후 재투입돼 3점슛 2개와 덩크슛을 연달아 꽂아넣으며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어버렸다. 경기 중에도 둘을 번갈아 기용하는 효과가 바로바로 나오고 있다.
추 감독은 최진수와 이동준을 무리하게 함께 기용하지 않고, 최고의 효과를 내는 쪽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오리온스의 경기력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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