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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감독은 "KT에 완패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활짝 웃었다.
으레 감독이 경기에 패한 뒤 웃는 표정을 보이기가 힘든 게 인지상정이다. 물론 겉으로는 웃었지만 속으로는 몹시 쓰렸을 게다.
그도 그럴것이 이날 모비스는 1쿼터에 12-24 더블 스코어 뒤진 채 시작한 뒤 2쿼터 들어 5득점에 그치는 대신 14점을 내주며 일찌감치 승기를 빼앗겼다.
유 감독은 "KT가 준비를 제대로 하고 나온 것 같다"고 인정했다.
유 감독의 절친한 친구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KT는 1, 2라운드에서 모비스에 잡혔던 터라 3연패 만큼은 내줄 수 없다는 심정으로 모비스를 초반부터 윽박질렀다.
결국 모비스는 10점 이상의 점수차를 좁히지 못한 채 54대71로 패했다. 이날 경기로 공동 6위였던 모비스는 이날 경기를 갖지 않은 전자랜드(10승11패)에 반 게임차로 밀려 7위가 됐다.
이에 유 감독은 "우리는 6위팀이잖아요. 조용히 있다가 은근슬쩍 올라가서 혼내줘야지요"라고 이날 패배를 평가했다.
웃으면서 한 말이었지만 '칼'이 숨어 있었다. 6일 현재 국내 프로농구 감독 가운데 최다승(365승) 기록을 보유한 유 감독이다.
모비스 지휘봉을 잡은 지난 7시즌 동안 정규리그 우승 4회, 통합 우승 2회의 금자탑을 세운 우승 전문가다.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조용히 발톱을 숨기고 있다가 본무대(플레이오프)에 올라가서 승부사 본색을 드러내겠다는 선전포고였다.
울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