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KT, 정규리그 우승의 저력 이제 시작이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11-07 14:15


2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2011∼2012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부산 KT의 경기가 열렸다. 승기를 잡은 부산 전창진 감독이 팔을 휘두르며 환호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올시즌 초반 부산 KT에서는 살짝 위기감이 감돌았다.

전자랜드와의 개막전 패배(65대71) 이후 인삼공사전에서 74대72로 신승했지만 다시 2연패에 빠졌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답지 않게 초반 1승3패에 머무르자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여기에 재계약 용병 찰스 로드가 비시즌 동안 훈련을 게을리 한 뒤 팀에 합류한 바람에 퇴출 대상에 오르면서 KT 위기설을 더욱 커졌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우승 청부사' 전창진 감독은 역시 호락호락 무너질 지도자가 아니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 파죽의 6연승으로 돌아서면서 2위까지 치고올라섰다.

6일 인삼공사전에서 아쉽게 패하면서 공동 3위로 한 계단 내려갔을 뿐 종전의 위용을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 주변을 놀라게 하고 있다.

특히 KT는 지난 6일 동부전에서 올시즌 최고의 뉴스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동부는 당시 KBL 사상 최초의 대기록 3개를 동시에 노리고 있었다.

개막 전부터 최다연승, 첫 1라운드 전승 기록, 최단 경기 전 구단 상대 승리 기록이 걸려 있었다. 종전 최단 경기 전 구단 상대 승리 기록은 전 감독이 3년 전 동부에서 세웠던 11경기였다.


하지만 전 감독은 자신의 기록을 깨겠다고 달려온 동부를 그냥 놔두지 않았다. 동부 특유의 질식수비는 KT의 촘촘한 조직력과 '발로 뛰는' 농구에 밀려 맥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76대68로 승리한 KT는 이날 경기를 기점으로 완전히 살아났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줬다.

용병 로드가 생각없이 플레이하는 버릇을 여전히 고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선수들이 잘 버텨준 결과다. 이 과정에서 전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퇴출 통보를 받은 로드가 마음 상한 나머지 대충 시간만 때우다가 돌아가지 못하도록 관리했고, 컨디션 회복속도가 느렸던 팀의 기둥 박상오와 조성민을 당근과 채찍으로 다스렸다.

KT는 7일 현재 평균 실점이 69.6점으로 선두 동부(63.7점) 다음으로 적다. 10점 이상 큰 점수차로 패한 적도 없다.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주요 랭킹에서 KT 국내선수가 '톱10'안에 들어간 것도 없다. 하지만 전 감독은 절묘한 시간 배분으로 번갈아 선수들을 투입하면서 촘촘한 조직력을 포기하지 않는다. KT의 3점슛 허용 갯수(평균 4.2개)가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선수들이 얼마나 많이 뛰는지 잘 알 수 있다.

한때 하위권으로 추락했던 KT는 농구보는 재미를 높여주려고 일부러 '쇼'를 했다는 느낌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의 저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