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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저도 잘하고 있거든요. 하하."
'초대형'이라는 단어가 붙기에는 조금 그런가 했는데, 조짐이 심상치 않다. 이미 김민석은 두산의 새 리드오프로 거듭날 분위기다. 정철원도 '신인왕' 시절 구위를 찾는다면, 정말 '초대형' 트레이드가 될 수 있다.
김민석은 롯데의 아픈 손가락이자 미운 오리였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23년 드래프트 1라운드에 롯데 지명을 받았다. 투수들을 제치고 전체 3번째. '제2의 이정후'가 될 거라 모두 의심하지 않았다.
신인 첫 시즌 100안타를 쳤다. 하지만 지난해 김태형 감독 부임 후 입지가 좁아졌다. 수비, 주루가 부족한 가운데 주전을 차지하려면 방망이가 압도적이어야 하는데 김 감독은 그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외야 백업이려면 수비와 주루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황성빈 등 다른 선수들을 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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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원은 2018년 두산에 입단해 무명의 시절을 보내다, 2022년 혜성같이 등장해 23홀드를 기록하며 신인상을 따냈다. 정말 충격적인 데뷔였다. 150km의 강속구를 포수 미트 가운데만 보고 당차게 던지는 모습에, 그 당시 두산을 이끌던 김 감독이 반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급격한 구위 저하와 난조로 마무리 자리를 잃었고, 1군에 서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과연 원소속팀에서 뭔가 부족했던 두 사람이 새 팀에서 어떻게 '터지느냐'에 관심이 모아졌다. 김민석이 먼저 분위기를 바꿨다.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200안타를 치겠다"고 당차게 말했던 김민석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며 두산의 새 1번타자로 자리를 굳혔다. 출전 9경기 중 8경기에서 안타를 쳤고 타율 3할3푼3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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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철원도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트레이드 당사자들은 '서로보다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정철원은 "김민석이 잘하고 있는데, 이 트레이드 경쟁을 즐기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 민석이가 잘하고 있어요?"라고 반문하며 웃었다. 이어 "나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내 목표는 롯데 팬들께 '정철원이 와서 롯데 중간이 많이 안정됐구나' 이 생각을 드리고 싶은 것 뿐"이라고 당차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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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