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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타임슬립으로 LG팬이 2023년 7월로 돌아간다면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1대3 트레이드를 말리고 싶지 않을까.
올해 정규리그에서 삼성전서 2경기 1승무패 평균자책점 0.84로 좋았기에 염경엽 감독도 "페넌트레이스를 할 때 굴곡이 있는 선수인데 삼성전만은 긁히는 날이었다. 그것을 기대하고 있다. (잘던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라며 기대감을 표시했었다.
그러나 그 기대는 1회 시작과 함께 절망으로 바뀌었다.
4회초 오지환의 솔로포로 LG가 추격의 의지를 불태우려는 순간 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4회말 선두 김영웅에게 솔로포를 맞았다. 그리고 강판.
'우승 청부사'라는 말이 더이상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됐다. 지난해 7월 LG는 외야수 이주형과 2라운드 신인 투수 김동규,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전준표 지명) 등 무려 3명의 유망주를 내주면서 최원태를 데려오는 우승을 위한 초강수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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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LG에 온 최원태의 모습은 만족 보다는 실망이 더 컸다. 지난해 트레이드 이후 9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6.70으로 좋지 않았고, 한국시리즈 2차전서는 ⅓이닝 4실점의 초스피드 강판을 기록했었다.
올시즌 정규리그에선 6월에 한달 이상 부상으로 빠지긴 했으나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면서 9승(7패)을 올렸으나 평균자책점은 4.26으로 좋지 않았다. 기복이 있었지만 그래도 경험이 있는 투수 답게 끌고가는 능력도 보였다. LG에 선발감이 없는 상황이기에 최원태가 로테이션을 잘 지켜서 던져준 것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역할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이 LG와 최원태에게 모두 중요했다. LG는 한국시리즈까지 오르기 위해선 선발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했고 최원태도 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상황이기에 일생일대의 기회를 앞두고 포스트시즌에서의 좋은 피칭이 몸값을 올리는데 더욱 유리해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원태는 포스트시즌에서 또 부진했다. KT 위즈와의 준PO 3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했지만 2⅔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3실점(2자책)하고 조기 강판되더니 PO 1차전마저 3이닝만에 내려가고 말았다. 그래도한국시리즈 2차전과 준PO 3차전에선 이후 나온 투수들이 잘 막아주면서 팀이 승리를 거둬 패전 투수는 되지 않았지만 이번엔 그런 행운도 없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만약 삼성과 치열한 접전으로 흘러 5차전까지 하게 된다면 또 최원태가 선발 등판을 해야한다. 염 감독은 1차전 후 "5차전 선발을 바꿀까 생각해 이지강을 올려봤는데 최원태로 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염 감독이 준PO 5차전 후 손주영을 2차전 선발로 생각했던 이유는 손주영을 혹시모를 5차전에 투입하기 위해서였다. 5차전 선발이 최원태라면 빨리 올라와 막아 줄 수 있는 확실한 투수가 필요했는데 손주영이 3차전서 했던 그 역할을 구상했던 것. 하지만 손주영의 피로도가 2차전 등판이 어려웠고 결국 2차전 엔스-3차전 손주영-4차전 임찬규로 확정됐다.
LG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2,3,4차전을 내리 이겨 5차전 없이 한국시리즈로 진출하는 것이다. 부진이 쌓이다보니 이제는 최원태가 잘 던져줄 것이라는 희망이 사라진 LG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