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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3세'최윤 회장의 감격"교토국제고,고시엔 우승은 0.025%의 기적!韓스포츠도 학교체육서 답 찾아야"[진심인터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4-08-26 08:06


'재일교포3세'최윤 회장의 감격"교토국제고,고시엔 우승은 0.025%의 …
24일 용산어린이공원에서 2024 청소년스포츠한마당 태그럭비 대회가 열렸다. 최윤 대한럭비협회장이 대전에서 대회 참가를 위해 달려온 여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용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재일교포3세'최윤 회장의 감격"교토국제고,고시엔 우승은 0.025%의 …
최윤 대한럭비협회장이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용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08.24/

"한마디로 0.025%의 기적입니다!"

24일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에서 열린 2024년 태그럭비 청소년스포츠한마당(대한체육회 주최) 현장서 만난 최윤 대한럭비협회장(OK금융그룹 회장)이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우승 쾌거에 벅찬 감격을 전했다. 재일교포 3세 출신으로 2021년 도쿄올림픽 부단장,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단장을 역임한 그는 한국 체육계에 보기 드문 '찐' 스포츠 CEO다. '비인지종목' 럭비를 국민 스포츠로 끌어올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제24대 대한럭비협회장을 맡은 그는 학교체육에 진심이다. 이날도 학생선수, 일반학생이 어우러진 모두의 축제 '청소년스포츠한마당' 태그럭비 현장을 직접 찾아, 폭염 속에 3시간 넘게 아이들의 파이팅을 독려하며 스포츠의 가치를 설파했다.

오사카 금강학교 이사장으로 긍정적 가사의 한국가요 '나는 문제없어'를 교가로 채택하기도 한 그는 5년간 교토국제학교 학생 50명에게 장학금을 기부한, 남다른 인연도 있다. 교토국제고 야구부의 고시엔 우승 확정 직후 "긴장이 풀려 눈물이 터져나올 만큼 벅찼다"는 최 회장은 "0.025%의 기적이다. 일본 4000개 넘는 고교야구팀 중 1등"이라고 했다. "전교생이 150명 남짓한 학교에서 60명이 야구부를 선택한 이 학교가 1등을 했다. 재일교포 선배로서 반드시 이루고 싶은 꿈이었는데 살아 있는 동안 이런 날을 보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재일교포 커뮤니티도 난리가 났다. 이럴 때일수록 더 겸손하게, 스포츠를 통해 한일간 우의가 더 돈독해질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도의 안창림 허미미 김지수 등 '후배' 재일교포 선수들도 같히 챙겨온 최 회장은 "교토국제고 학생들, 9월에 꼭 만나러 갈게요"라고 했다.

일본 고교 야구리그 고시엔의 열기에 대한 화두는 한국의 학교체육 고민으로 이어졌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는 선진국이다. 모든 면에서 다 선진국인데 딱 하나 부족한 게 있다면 그게 바로 학교체육"이라고 했다. "어른이 돼 후회하면서 뒤늦게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스포츠는 '누군가의' 스포츠가 아닌 '누구나의' 스포츠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초등학교부터 누구나 학교 안에서 당연하게 스포츠 경험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중에서 엘리트 선수도 나오고, 스포츠 팬도 나오고, 스포츠산업으로 진출하는 사람도 나온다. 경제, 정치 분야로 나가서도 럭비의 '노사이드' 정신처럼 서로 화합하고, 스포츠 정신에 입각해 더 맑은 나라를 만들 수 있다. 모든 것의 뿌리가 되는 학교체육은 그래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두의 스포츠를 위해 부처간 칸막이를 없앤, 범정부적 관심과 투자도 제안했다. "대한체육회가 엘리트체육에 더 집중하고, 교육부가 학교체육에 적극 나서고, 보건복지부가 국민건강을 위한 생활체육에 나서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고 했다.

도쿄에 이어 파리올림픽서도 미국, 중국에 이어 종합 3위를 한 일본 스포츠의 저력에 대한 질문에 최 회장은 답은 역시 "부카츠(학교 동아리 활동)로 대표되는 학교체육의 힘"이었다. 최 회장도 중고등학교 시절 부카츠를 통해 럭비와 축구를 배웠고, 이는 그의 평생 취미이자 자부심이 됐다. 최 회장은 "한국에서 군대 얘기를 하듯 일본에선 '학교 때 무슨 스포츠를 했느냐'가 통상적인 인사다. 힘들었던 일, 추억 자랑을 하면서 바로 친해진다. 그게 학교 스포츠의 힘이고 일본 스포츠의 힘"이라고 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20년 후 '학교체육 정책이 성공했다'며 함께 웃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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