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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먼저? 도루 먼저? 아니면 같은 날? 오타니의 40-40은 뭔가 다를 것 같다, 홈팬들 앞 유력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4-08-23 07:19


오타니가 지난 18일(한국시각) 세인트루이스전에서 1회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한 플레이에서 홈런과 도루는 동시에 일어날 수 없다. 그러나 홈런과 타점, 도루와 득점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40홈런-40도루 달성을 눈앞에 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두 사건'을 한 순간 동시에 벌일 순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 경기에서 두 사건을 모두 달성할 수는 있다.

오타니는 22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39홈런, 39도루를 기록 중이다.

그는 이날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전에 리드오프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볼넷 1도루 2득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8대4로 승리해 4연승을 질주했다.

오타니는 홈런을 치지 못한 가운데 3-1로 앞선 5회 1사후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로 출루해 도루를 추가했다. 볼카운트 3B1S에서 시애틀 선발 로간 길버트의 5구째 94.2마일 한복판 커터를 잡아당겨 우중간에 떨어지는 타구속도 97.8마일의 빨랫줄 안타를 만들어낸 오타니는 베츠 타석에서 2구째 85.8마일 슬라이더가 몸쪽 스트라이크가 되는 순간 2루로 재빨리 내달려 도루를 성공했다.

스타트가 워낙 빨라 시애틀 포수 칼 롤리가 송구를 하지도 않았다. 이어 길버트의 폭투로 3루까지 진루한 오타니는 프리먼의 우중간 2루타로 홈을 밟아 4-1로 점수차를 벌렸다.

오타니는 1홈런과 1도루를 추가하면 대망의 40-40 고지에 깃발을 꽂는다. 만약 오타니가 1홈런, 1도루를 한 경기에서 동시에 기록한다면 특정 경기, 특정 날짜에 시즌 40홈런과 40도루를 동반 달성하는 역사상 최초의 선수가 된다.


오타니가 19일(한국시각)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시즌 39호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앞서 40-40 클럽 회원 5명은 서로 다른 날짜, 경기에서 40홈런과 40도루를 기록했다. 개설자인 1988년 호세 칸세코는 9월 19일 40홈런, 5일 후인 24일 40도루에 다다랐다. 1996년 배리 본즈는 9월 17일에 40홈런, 9월 28일 40도루에 입성했다. 이어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9월 6일 40도루를 먼저 마크하고 20일 시즌 40홈런 고지를 밟았다.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는 8월 20일 40홈런을 때린 뒤 달을 넘겨 9월 17일 40도루에 도달했다. 작년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는 7월 4일 40도루를 기록한 뒤 무려 81일 후인 9월 23일 40홈런에 입맞춤했다. 아쿠냐 주니어의 경우 압도적인 도루 페이스가 화제가 됐다가 9월 1일 시즌 30홈런에 도달, 30-60을 마크한 뒤 시즌 마지막 한 달 동안 폭발적인 장타력을 이어가며 40-70의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달성했다.

오타니는 전반기에 도루보다 홈런을 더 빠른 속도로 쌓았지만, 8월 들어서 멀티 도루를 벌이는 등 적극적인 기동력을 발휘하며 비슷한 수치로 맞춰놓았다. 8월에 7홈런, 11도루를 각각 추가했다.

다저스는 23일 휴식일을 거쳐 24~26일 탬파베이 레이스, 28~30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 6연전을 이어간다. 즉 다저스타디움에서 다저스 구단 역사상 최초의 40-40의 주인공이 탄생할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

주목할 것은 오타니가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40-40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역대 40-40을 가장 빨리 달성한 선수는 소리아노다. 그는 2006년 자신의 시즌 147번째 출전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40호 도루에 성공하며 46홈런과 함께 40-40 클럽에 가입했다.

오타니는 22일까지 팀이 치른 128경기 가운데 125경기에 출전했다. 앞으로 21경기 이내에 홈런 1개와 도루 1개를 추가하면 소리아노를 제치고 역대 가장 빠른 '40-40 사나이'가 된다.

오타니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또한 최초로 8월 특정 날짜에 시즌 40번째 홈런과 40번째 도루를 동시에 달성할 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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