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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최고의 선수들끼리는 뭔가 통하는 게 있는 모양이다. 최고의 위치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해도 될 것 같다.
2번 우익수로 출전한 소토는 0-0이던 3회 1사 1루에서 좌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화이트삭스 우완 선발 조나단 캐논의 3구째 93.7마일 한복판을 날아드는 싱커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살짝 빗맞은 듯 보였지만, 발사각 32도, 타구속도 103.9마일로 날아간 타구는 좌측 외야석 앞 360피트 지점에 낙하했다.
이어 소토는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볼카운트 3B1S에서 캐논의 90.4마일 바깥쪽 커터를 밀어때려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솔로포로 연결했다. 이번에는 발사각 25도, 타구속도 110.4마일로 빨랫줄처럼 날아가 비거리 416피트 지점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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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1998년 10월 생인 소토는 개인통산 23번째 멀티홈런 게임을 한 것인데, 이는 만 26세 이전 기준으로 멜 오트(24게임)에 이어 역대 2위의 기록이다. 오트는 1926~1947년까지 뉴욕 자이언츠(현 샌프란시스코) 우익수로 활약한 전설적인 거포로 통산 511홈런을 쳤고, 12년 연속 올스타 올라 1951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올시즌 강력한 AL MVP 행보를 걷고 있는 동료 3번 타자 애런 저지가 보는 앞에서 소토는 마치 '나도 있다'라며 무력 시위를 한 꼴이다.
그런데 경기 후 저지와 소토는 서로를 향해 '현존 최고의 선수(the greatest hitter in the game)'라는 찬스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저지는 "그가 왜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타자인지 알려준 경기다. 그에게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지면 타격을 입게 돼 있다. 그에게 던지지 않으면 그 다음 타자가 대신 뭔가를 하게 된다"며 자신의 앞에서 치는 소토의 존재감을 부각했다.
그러자 소토는 "저지의 성적을 보라. 믿을 수 없다(unbelievable)"면서 "저지 때문에 내가 훨씬 편하게 친다. 저지와 같은 타자가 내 뒤에 있으면 좋은 공을 많이 받는다. 그가 최고의 선수"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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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위대한 선수의 위대한 밤이었다. 후안을 보면서 내가 지금까지 목격한 최고의 시즌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며 "소토 뒤에는 저지가 있지 않은가. 난 그걸 당연하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매일 우리는 누가 됐든 강력한 타석을 보게 된다"고 극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