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소토 3연타석 홈런 치자 저지 "그가 왜 리그 최고인지 봤지?", 누가 누굴 '최고'라고 칭찬하는 것인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4-08-14 17:45


소토 3연타석 홈런 치자 저지 "그가 왜 리그 최고인지 봤지?", 누가 …
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오른쪽)가 14일(한국시각)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회초 솔로홈런을 치고 들어와 다음 타자 애런 저지와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소토 3연타석 홈런 치자 저지 "그가 왜 리그 최고인지 봤지?", 누가 …
소토가 7회초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배트플립을 하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최고의 선수들끼리는 뭔가 통하는 게 있는 모양이다. 최고의 위치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올시즌 후 FA 시장에서 역대 최고액 계약을 노리고 있는 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가 생애 처음으로 3홈런을 터뜨리는 괴력을 내뿜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소토는 14일(이하 한국시각) 개런티드 레이트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회와 5회, 7회 3연타석으로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양키스는 소토의 홈런 3방으로 올린 4득점을 앞세워 4대1로 승리, AL 동부지구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2번 우익수로 출전한 소토는 0-0이던 3회 1사 1루에서 좌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화이트삭스 우완 선발 조나단 캐논의 3구째 93.7마일 한복판을 날아드는 싱커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살짝 빗맞은 듯 보였지만, 발사각 32도, 타구속도 103.9마일로 날아간 타구는 좌측 외야석 앞 360피트 지점에 낙하했다.

이어 소토는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볼카운트 3B1S에서 캐논의 90.4마일 바깥쪽 커터를 밀어때려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솔로포로 연결했다. 이번에는 발사각 25도, 타구속도 110.4마일로 빨랫줄처럼 날아가 비거리 416피트 지점에 꽂혔다.

3-0으로 앞선 7회에는 좌완 프레이저 엘라드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6구째 95마일 몸쪽 직구를 끌어당겨 우측 펜스를 크게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발사각 32도, 타구속도 105.1마일, 비거리 406피트짜리였다.


소토 3연타석 홈런 치자 저지 "그가 왜 리그 최고인지 봤지?", 누가 …
후안 소토가 7회초 우월 솔로포를 터뜨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소토가 한 경기에서 3홈런을 날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키스 선수가 3홈런을 친 것은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역대 40번째이며, 가장 최근에는 지난 7월 7일 루키 1루수 벤 라이스가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기록했다.

또한 1998년 10월 생인 소토는 개인통산 23번째 멀티홈런 게임을 한 것인데, 이는 만 26세 이전 기준으로 멜 오트(24게임)에 이어 역대 2위의 기록이다. 오트는 1926~1947년까지 뉴욕 자이언츠(현 샌프란시스코) 우익수로 활약한 전설적인 거포로 통산 511홈런을 쳤고, 12년 연속 올스타 올라 1951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올시즌 강력한 AL MVP 행보를 걷고 있는 동료 3번 타자 애런 저지가 보는 앞에서 소토는 마치 '나도 있다'라며 무력 시위를 한 꼴이다.

그런데 경기 후 저지와 소토는 서로를 향해 '현존 최고의 선수(the greatest hitter in the game)'라는 찬스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저지는 "그가 왜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타자인지 알려준 경기다. 그에게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지면 타격을 입게 돼 있다. 그에게 던지지 않으면 그 다음 타자가 대신 뭔가를 하게 된다"며 자신의 앞에서 치는 소토의 존재감을 부각했다.

그러자 소토는 "저지의 성적을 보라. 믿을 수 없다(unbelievable)"면서 "저지 때문에 내가 훨씬 편하게 친다. 저지와 같은 타자가 내 뒤에 있으면 좋은 공을 많이 받는다. 그가 최고의 선수"라고 화답했다.


소토 3연타석 홈런 치자 저지 "그가 왜 리그 최고인지 봤지?", 누가 …
양키스의 승리로 경기가 끝난 뒤 알렉스 버두고(왼쪽부터), 애런 저지, 후안 소토가 외야에서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MLB.com에 따르면 소토는 wRC+(조정득점창출) 192로 저지(219)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05년 이후 따진다면 2002년 저지(209), 2015년 브라이스 하퍼(197), 2013년 미구엘 카브레라(193)와 비슷한 수준이다. 앞선 세 선수는 모두 당해 시즌 MVP에 올랐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위대한 선수의 위대한 밤이었다. 후안을 보면서 내가 지금까지 목격한 최고의 시즌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며 "소토 뒤에는 저지가 있지 않은가. 난 그걸 당연하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매일 우리는 누가 됐든 강력한 타석을 보게 된다"고 극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