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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버치 스미스 악몽이 잊혀질 만 하니, 또 터져버린 '취업 사기' 의혹. 태업인가, 문화 차이의 문제인가.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모양새다. 카데나스. 삼성 유니폼을 입자마자 엄청난 홈런쇼로 삼성의 정규시즌 우승 도전을 이끌 것 같이 하더니, 허리를 부여잡고 사라져 버렸다.
참다 참다, 더 참지 못한 박진만 감독이 6일 한화 이글스전 대타로 내보냈는데 삼진에 산책 수비까지 하며 완전히 눈밖에 나버렸다. 아파서 쉬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잠깐 나간 수비에서 그렇게 무성의한 플레이를 해버리면 누구도 그 선수를 좋게 봐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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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준에서 외국인 선수들을 바라보니 충돌과 갈등이 생긴다. 올해 두산 베어스 에이스 알칸타라 건도 그랬다. 아무리 검진을 해도, 큰 이상이 나오지 않는데 선수는 아프다고 등판을 거부하니 선하기만 했던 이승엽 감독이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난해 LG 트윈스의 에이스 플럿코도 태업 논란 끝 팀을 떠났다. (플럿코는 추후 수술을 받기는 했다.) NC 다이노스 '슈퍼 에이스' 페디도 포스트시즌에서 몸을 사렸다.
외국인 선수 사정에 능통한 한 구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생각 자체가 다르다. 최근엔 한국에 오는 선수들 수준이 높아졌다.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려는 선수들이 많다. 그들은 자신의 몸을 자산으로 생각한다. 눈앞의 옵션 등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고, 내년 더 큰 도전을 위해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다면 무리를 안 하는 식이다. 아마 아예 아프지 않은데 태업을 하는 선수는 없을 것이다. 분명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찝찝함이 있는데, 그걸 받아들이는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만약, 어떤 선수가 KBO리그에서의 재계약을 목표로 왔다고 치자.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여기에 삼성의 경우 성적이 좋고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이 너무 치열한 가운데, 새 선수를 데려오기도 쉽지 않은 시점이라 문제가 더욱 부각되는 것 같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다만 이 관계자도 "카데나스가 부상을 떠나, 그런(한화전) 플레이를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은 7일 한화전을 앞두고 카데나스를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